MZ세대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읽고, 직업 선택과 소비에 ESG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는 '그린워싱 탐사대'라는 이름으로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대학생 기자단을 꾸렸다. 임팩트온은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해 청년 기자단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몇 해 전, 친환경 시대의 흐름을 쫓다가 그린워싱으로 소비자에게 뭇매를 맞았던 화장품 브랜드가 있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생각하는 환경 보호의 의미와 행동이 다르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사건이 화장품 산업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용기에 재활용 관련 정보가 적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화장품 용기에만 재활용 등급 표시 예외 사항이 적용되어 있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20년 12월 녹색연합을 비롯한 여러 시민들의 노력을 통해 환경부에서 제품의 포장재 재질과 구조 등급 평가의 기준이 다시 세워졌고, 화장품 용기에도‘재활용 어려움’이란 표시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화장품 기업의 움직임, 패키지 리뉴얼, 공병 수거 캠페인 진행
이후 화장품 기업들 사이에선 작은 움직임이 일었다. 화장품 용기의 구성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표기해 분리수거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사례가 그 시작이다. 뷰티 브랜드 닥터 지(Dr.G)는 최근 자사 수분크림의 용기 디자인을 재활용이 어려운 단계인 ‘페트’에서 재활용 보통 단계인 ‘무색 페트’로 등급을 상향했다. 라벨지 역시 분리하기 쉽게 바꿨다.
공병을 직접 수거하는 기업들도 있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러쉬코리아 , 아모레퍼시픽, 록시땅, 더바디샵, 애터미 등 5개 기업에서 자사가 만든 제품의 공병을 직접 수거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러쉬(LUSH) 코리아는 ‘블랙 팟의 환생’이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22일부터 28일까지는 ‘해피 공병 위크’를 진행했다. 러쉬의 100% 재활용 용기인‘블랙 팟’이나 일반 ‘화이트 팟’을 사용 후 공병 5개를 모아 오프라인 매장으로 가져오면 프레쉬 마스크 1개로 교환하거나 매장에서 새 제품 구매 시 블랙 팟 1개당 1000원을 할인해 주는 혜택을 줬다.
이렇게 수거한 공병은 새 제품을 만들 때 재사용함으로써 화장품 용기의 순환을 이끌었다. 실제로 러쉬 코리아는 이 캠페인을 통해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으로 2013년부터 누적 수거량이 약 150만 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생분해되는 용기 직접 제작에 나서고 상용화하는 기업들
화장품 업계 전문가들은 다양한 생분해 플라스틱 중 PHA와 PLA가 일반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HA와 PLA는 바이오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식물 원료를 이용하여 생산하고, 땅속에서 생분해가 되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두 가지 모두 생분해가 가능하지만 PLA는 생분해 조건이 제한적인 편이다. 반면 PHA는 생분해가 가장 어려운 해양 환경에서도 생분해 되는 플라스틱이다. 국내의 CJ 제일제당은 PLA뿐만 아니라 PHA 개발에 세계에서 선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린웨일 글로벌'이라는 스타트업에서도 생분해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이 기업은 작년 1월 생분해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개발에 성공해 화장품 용기를 선보였으며, 다른 화장품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를 더욱 상용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사바 전분을 포함한 생분해성 수지원료 컴파운딩 기술’을 바탕으로 원료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한국산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국내 화장품 기업 시타(SIITA)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퇴비화 기술을 개발하여 모든 제품을 기존의 일반 플라스틱 용기에서 생분해 플라스틱 용기로 전환했다.
대만의 화장품 브랜드 올라잇(O’right)도 생분해 용기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브랜드의 대표 상품인 샴푸는 식물성 폐기물과 식물 전분으로 만들고 용기 안에 아카시아 나무 씨앗이 들어있어 사용 후 땅에 묻으면 분해 뒤 식물이 자라는 ‘트리 인 보틀(Tree in Bottle)’을 개발해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다연 그린워싱탐사대 청년기자
홍다연 청년기자는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경영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경영학을 공부하며 기업의 ESG 경영이 기후변화, 환경문제와 밀접한 영향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다음 세대의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데 동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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