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녹색 수익을 공개하는 기업은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FTSE 그룹에 따르면, 서로 다른 규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마다 녹색 수익에 대한 기업 공시 수준은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FTSE는 녹색 전환을 위해선 2030년까지 선행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FTSE는 전 세계 녹색 수익 공시율 평균은 30%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공시율 31%로 전 세계 평균 공시율을 앞섰다. 녹색 분류 체계를 기반으로 녹색 수익을 공개하라는 규정을 제시한 유럽은 29%, 미국은 28%였다. 중동과 아프리카 공시율은 27%다.
녹색 수익은 기업의 환경 성과와 기후 관련 위험에 대한 노출을 평가할 수 있는 핵심 투자 지표다. FTSE는 “낮은 수준의 공시율은 녹색 수익을 기반으로 기업을 분류하려는 EU의 새로운 시도에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봤다.
FTSE는 1.5도 시나리오에 맞춰 전 세계를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려면 2050년까지 최소 109조(약 15경원)에서 최대 275조달러(약 39경원)의 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봤다. IEA(국제에너지기구), IIGCC(기후변화에 관한 기후투자자그룹, Institutional Investors Group on Climate Change), IRENA(국제재생에너지기구), GFANZ(글래스고넷제로금융동맹, 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 McKinsey 및 NGFS(녹색금융협의체, The Network for Greening Financial System) 등의 시나리오를 참고해 종합 분석한 결과다.
2050년에는 연간 5조1000억달러(약 7285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며, 이는 현재 투자금액의 거의 두 배 수준인 2020년 글로벌 GDP의 6%가 녹색 경제에 투자돼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재생에너지, 저탄소 운송,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 산업 공정의 전기화, 재활용 분야 등이다.
다만 2020년과 2030년 사이에는 투자가 급증하지만, 2030년에서 2050년 사이에는 투자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GFANZ 및 맥킨지는 2030년 이후에는 투자가 훨씬 더 느린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봤고, IIGCC와 IEA, NGFS, IRENA는 2030년 이후 투자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까지 상당한 선행 투자가 이뤄지면, 조기에 탄소 배출량 삭감이 가능하며 2030년 이후에는 보다 점진적인 투자 궤도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녹색 경제는 이미 전 세계 주식 시장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으로 3조달러(약 4285조원), FTSE All-World 기업 총 수익의 6.4%를 차지했다. 2009년에서 2020년 사이에 녹색 제품 및 서비스 매출은 CAGR(연평균 성장률) 5.4% 기록하며 전체 매출 성장률인 3.4%를 앞질렀다.
가장 큰 녹색 수익을 기록한 부문은 전력 부문이다. 전체 매출의 약 28%를 기록했다. 건설 부문은 19%, 화학 부문 14%, 제조업과 자동차 부문은 각각 11%를 기록했다.
IEA의 부문별 녹색 침투 조사 결과 이 부문은 2050년에도 녹색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력 부문 녹색 수익은 2020년 28%에서 2050년 82%로 증가하고, 자동차 부문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 기관 대신 전기 자동차 전환으로 2020년 11%에서 2050년 88%로 녹색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 부문은 탄소 제로 건물로 수익의 43%가 녹색 수익이 될 것이라고 봤다.
녹색 경제가 성장하면서, 녹색 경제 노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FTSE는 연간 0.3%p 증가하여 2050년에는 25%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1.5°C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하면 녹색 경제 노출은 더 가팔라진다. 1.5°C 시나리오에서 시장의 녹색 경제 노출은 2020년 6%에서 2030년 20%, 2050년 2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까지 경제 노출도가 가파르게 증가하다 목표 도달 시점인 2050년엔 둔화하는 것이다.
FTSE는 “탄소 배출 감소를 목표로 하면 기후 변화 위험을 헤지할 수 있지만 녹색 경제 노출을 통합하면 저탄소 전환으로 인해 투자 기회를 더 잘 포착할 수 있다”며 “녹색 경제에 대한 투자가 지금 수준으로 이뤄지면 2050년엔 2.6°C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