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의 92% 차지하는 스코프 3에 우선순위 두는 조직은 12%에 불과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하 BCG)이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이며 측정 정확도도 격차가 있다고 발표했다고 ESG투데이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CG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탈탄소화의 이점이 상당하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정작 배출량 측정에서는 진전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BCG 탄소배출량 조사에 의한 2022 CO2 AI 연구를 위해 BCG는 직원 1000명 이상을 고용한 조직 1600개 이상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이 된 조직들은 14개의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며, 이 조직들의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40%를 차지한다.
이번 보고서는 BCG가 지난해, 조직들이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줄이는 과정에서 어떤 발전을 달성했는지 발표한 것에 대한 후속 연구다.
BCG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점이었다. 지난해 응답자의 9%만이 전체 스코프(Scope) 1, 2, 3 배출량을 정량화(quantify)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스코프 1, 2, 3 중 일부만 측정하는 조직은 81%, 스코프 1, 2만 측정하는 조직은 10%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매우 미미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응답자의 10%만이 스코프 1, 2, 3 배출량을 완전히 측정했다고 밝혔다. 또, 배출량 측정은 탈탄소 진행과 밀접한 측정 능력으로서 탄소를 감축하는데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스코프 1, 2, 3중 일부만 측정한 조직은 45%였고, 스코프 1, 2, 3을 모두 측정한 조직은 64%였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측정을 완벽하게 하는 조직일수록 배출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보고서는 조사대상 조직의 대부분은 스코프 1, 2 배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12%만이 스코프 3를 우선 배출 감소 영역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공급망이나 제품 사용 등 기업의 직접 통제 외의 가치사슬 영역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3 배출량은 일반적으로 측정과 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알려졌다. 스코프 3는 전체 배출량의 92%를 차지하는데, 이는 기업 배출량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BCG의 CO2 AI의 설립자이자 글로벌 리더인 샬럿 드곳(Charlotte Degot)은 "이러한 측정값은 기업들이 넷제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정확성과 포괄성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는 디지털 툴(tool)이 지원돼야 하며,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을 위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ESG투데이에 말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배출량 감소를 실현하면 상당한 재정적 혜택이 따라온다고 전했다. 응답자의 70% 이상이 배출량 감소로 인해 연간 최소 100만달러(약 14억원)의 혜택을 예상했고, 3분의 1 이상이 연간 1억달러(약 1425억원) 이상의 혜택을 예상했다.
배출량 측정의 가장 큰 이점은 평판 향상과 운영 비용 절감
한편, 조사 응답자들은 배출량 감소를 할 경우 조직이 얻는 이점 중 재정적 측면 외의 이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조직의 평판이 좋아지고 운영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을 각각 54%씩 꼽았다. 그다음은 더 높은 가치(48%), 매출 증가(43%), 지방세 혜택(40%), 인재를 끌어들이는 능력(37%)이라고 했다.
이번 BCG 조사는 지난 1년 동안 몇 가지 개선점을 찾아낸 후 실시됐다. 응답자들은 배출량 측정에서 평균 25~30%의 오류율을 보고했지만, 추정 오류율은 지난해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성숙도 점수, 측정의 철저성 및 정확성, 체계적인 목표 설정 및 배출량 감소는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스코프 3 배출이 가장 많으나 우선순위는 뒤로 밀려
BCG의 올해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골칫거리는 여전히 스코프 3 측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의 8%를 차지하는 스코프 1, 2에 배출 감축 우선순위를 두는 조직은 무려 88%인 반면, 배출의 92%를 차지하는 스코프 3를 줄이는데 우선순위를 두는 조직은 12%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응답자들이 배출 감축 목표로 삼는 스코프 우선순위에서도 나타난다. 스코프 1의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은 57%, 스코프 2는 50%, 스코프 3은 29%였다.
BCG CO2 AI의 연구진은 배출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조직의 상태를 ▲느린(lagging) ▲시작한(emerging) ▲능숙한(competent) ▲능숙한(expert) 등 4가지 단계(stage)로 나누고, 각 단계별 점수를 매겨 지난해와 올해의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10점 만점 기준으로 전체 점수의 평균이 지난해 4.7점에서 올해 5점으로 소폭 향상됐다.
응답자들은 규제 및 세금 인센티브를 포함한 ▲정책 인센티브 ▲리더십 지원 ▲디지털 솔루션 채택 등이 배출량 측정을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요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응답자들은 정책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규제와 세금 인센티브를 예로 들면서,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기 위해 국가나 지자체가 좀 더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리더십 지원과 관련해서는 조직의 고위층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해주기 바랐다. 디지털 솔루션의 채택에 대해서는 디지털과 인공지능(AI) 기술로 입력을 동시에 하고 잠재적인 위험을 예측할 수 있어 배출 측정과 감축을 더 빨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CG의 기후 및 지속가능성 실천의 글로벌 리더인 휴베르투스 마인케(Hubertus Meinecke)는 "(올해 조사 결과는) 배출량 측정과 감소 측면에서 시급히 진전을 가속화할 때가 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리더는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진정한 신념과 문화적 변화를 주도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하며, 조직은 가장 정확하고 포괄적인 측정을 제공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및 인공지능(AI) 도구를 채택해야 한다”고 ESG투데이에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