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업계 종사자들의 대규모 참석은 COP27의 목적 약화시킬 수 있어

이집트에서 진행 중인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화석연료 기업이 보낸 로비스트 600여 명이 함께 참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NGO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와 코퍼레이트 어카운터빌리티(Corporate Accountability), 기업유럽관측소(Corporate Europe Observatory)의 연구진은 화석연료 회사와 직접 제휴했거나, 화석연료 산업을 위해 활동하는 대표단의 수를 집계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려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픽사베이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려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픽사베이

분석에 따르면, 총 636명의 화석연료 로비스트가 COP27에 참석했다. 이는 지난해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COP26에 503명의 대표가 참석한 것에 비해 25%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총 29개국은 자국 대표단에 화석연료 로비스트를 두고 있다. 내년 COP28 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는 주요 화석연료 생산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70명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가 33명으로 그 뒤를 따른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를 두고 이미 기업 후원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기후회담에서 화석연료 산업의 영향력이 상승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두 NGO와 기업유럽관측소는 공동 성명을 통해, 각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화석연료 산업의 영향을 완화하려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 정상회의에서 그들의 영향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성명은 “담배 로비스트는 건강회의, 무기상은 평화회의에서 환영받지 못하듯, 세계의 화석연료 중독을 지속하는 사람들이 기후회의의 문을 통과하게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꼬집었다.

코퍼레이트 어카운터빌리티의 기후 연구 및 정책 담당 이사인 레이첼 로즈 잭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COP27은 화석연료 산업의 무역 박람회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화석연료 산업의 동기가 “이익과 탐욕”이라 말하며 “그들은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진지하게 임하지는 않을 것”이라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가운데, 화석연료 로비스트 증가가 중요한 시기에 협상을 방해할까 우려한다. 환경단체들은 민간 이익을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것은 유익하다고 말하는 한편, 이러한 이익이 로비스트가 산업 규제에 대한 방해를 위해 참석했다는 의혹에 의해 희석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화석연료 로비스트 수, 기후변화 직접적 영향받는 국가 대표보다 많아

한편, 로비스트 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푸에르토리코, 미얀마, 아이티, 필리핀, 모잠비크,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네팔, 태국 등 10개국의 대표단을 합친 것보다 많다. 이는 화석연료 로비스트의 영향력이 기후 위기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최전방 국가나 지역사회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와 관련해, 반구의 저개발국 및 원주민 커뮤니티가 높은 비용과 비자 문제, 주최국의 억압적인 행동으로 인해 회담에 참석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최자와 참석자들에 의해 ‘아프리카 COP’로 불린 이번 COP에서 화석연료 업계 종사자들의 대규모 참석은 그 목적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기후운동가들은 우려한다. 코퍼레이트 어카운터빌리티의 필립 잭포어는 “화석연료 기업 관계자가 어떤 아프리카 국가 대표단보다도 많은 상황에서 아프리카에 미치는 기후 영향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협상에서 화석연료 로비스트의 영향에 반대하는 킥빅폴루터스아웃(Kick Big Polluters Out)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원주민 공동체 대표단은 기업의 이익 대표들에 비해 왜소하다”고 전했다.

이 분석을 실시한 NGO를 포함한 여러 단체는 UNFCCC와 각국이 킥빅폴루터스아웃에 가입해 대규모 오염자들을 기후회담에서 쫓아내고, 화석연료의 생산이나 연소에 기득권을 가진 조직을 명백히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킥빅폴루터스아웃은 450개 이상의 조직의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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