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이자 기후 자선가인 빌 게이츠가 20일(현지시각) 로이터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세계가 섭씨 1.5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기후혁신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기후 변화에 대해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산업 경제의 전반적인 규모를 감안할 때 우리는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놀라운 작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는 누구도 먼저 나서서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수학적으로는 더 이상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지구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하기로 합의하고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하지만, 나쁜 소식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안타깝게도 단기적인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2년 사이에 전 세계 배출량은 실제로 510억 톤에서 520억 톤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19일 UN사무총장도 기후 변화의 현재 순간의 암울한 현실을 강조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António Guterres)는 "우리는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글로벌 배출량 격차가 커지고 있다. 1.5도 목표는 숨을 헐떡이고 있다. 국가 기후 계획은 매우 부족하다”고 말했다.
배출량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나 기술 투자의 증가는 낙관적
현재 기후 상황의 암울함에도 불구하고 빌 게이츠는 탈탄소화 기술에 대한 투자 증가에 대해 낙관적이다. 그는 "우리는 기업들이 무탄소 혁신에 투자하도록 하는 데, 몇 년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츠가 2015년에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그룹(Breakthrough Energy Group)이 대표적이다. 게이츠는 공기 중 직접포집(DAC), 태양 에너지 및 핵분열을 포함한 기후 기술에 20억달러(약 2조5675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게이츠가 투자한 테라 파워(TerraPower)는 2030년까지 데모 '소형 모듈원자로(SMR)'를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게이츠는 자신의 자금 중 200억 달러(약 25조6756억원)를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으며, 게이츠 재단은 앞으로 몇 년 동안 공중 보건 및 교육에 대한 자선 지출을 60억달러(약 7조7026억원)에서 90억달러(약 11조5540억원)로 늘릴 계획이다. 물론 이 재단에는 2006년 이후 총 450억달러(약 57조원)에 달하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의 기부가 포함돼있다.
그러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는 게이츠 재단과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게이츠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기후 문제가 자선 활동만으로는 해결하기에는 너무 거대하다"고 토로했다.
게이츠는 로이터에 "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혁신이 필요하다"며, "무차별적인 힘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게이츠는 기업들은 파일럿 단계를 넘어 저탄소 아이디어를 입증하고 제조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투자와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게이츠의 수익은 모두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그룹이나 재단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다.
DAC(공기중 직접 포집) 기술을 개발 중인 브레이크스루의 회사들은 DAC 공장을 건설하고 연구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 발표된 미국 계약에서 약 35억달러(약 4조원)를 조달하려고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기후 혁신에 대한 전망을 높였다고 언급하면서 게이츠는 "우리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일부가 되기 위해 입찰할 직접 공기 포집 회사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DAC 회사의 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제조업이 배출량의 1/3 차지하는데 우려와 달리 많은 변화 보여줘
게이츠는 "제조업 분야에서 철강 및 시멘트 산업은 환상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면서, "불과 2년 전에는 이 분야를 걱정했으나 많은 변화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기후 온난화 배출물을 방출하지 않고 철강이나 시멘트를 만드는 방법은 없는데, 빌 게이츠는 정부나 투자자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었다. 제조업, 특히 값싼 건설 필수품인 강철과 시멘트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빌 게이츠는 "정말 완전하게 전망이 밝다고 느끼는 기후 완화 분야는 없다"고 단언했다.
대신, 세계가 섭씨 1.5도 이상의 온난화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게이츠는 사람들이 더 가혹하고 더 뜨거운 미래에 적응하도록 돕는 쪽으로 도전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브레이크스루 투자의 가장 큰 부분이 될 기후 완화 이외에도 우리는 적응 관련 작업에도 자금을 지원할 것이다. 여기에는 산불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 산호초 유형 구조를 사용하여 홍수에 대한 장벽을 만들거나 가뭄을 견딜 수 있는 작물 품종 개발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게이츠의 26세 딸 제니퍼(Jennifer)와 사위 나옐 나사르(Nayel Nassar)는 내년에 첫 아기를 낳을 예정이다.
게이츠는 밤새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편지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을 제거해야 한다"며, "극한의 날씨는 이미 많은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넷제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손자들은 극적으로 악화된 세상에서 자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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