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개발도상국 화석연료 탐색·생산 허가해
전 세계의 보호구역 가운데 3000여 곳에서 화석연료 생산을 위한 자원 채출·탐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보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분포된 지역은 영국 인근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탈화석연료 관련 단체인 링고(Lingo)에서 이번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구역 내에서 진행되는 화석연료 사업은 전 세계 약 800곳의 보호구역에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해당 사업으로 생산한 화석연료를 실제로 사용하면 현재 중국의 연간 배출량의 네 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약 470억 톤이 배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링고의 지리 정보 분석가인 앨리스 맥가운(Alice McGown)은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곳을 개발한다는 것은 위선적이다”며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선언한 구역에서 화석연료를 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는 12월 COP28의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도 듀공, 바다거북, 산호 서식지인 마라와 보호구역(Marawah biosphere reserve)에서 석유·가스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링고의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인 중국·베네수엘라·사우디아라비아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선진국인 영국·호주·미국·캐나다에서도 보호구역에서 화석연료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배출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링고의 연구원인 첼 쿤(Kjell Kuhne)은 COP28의 의장국인 UAE의 역할을 강조했다. 첼 쿤은 “UAE는 기후 비상사태 해결을 위한 지도자 역할을 맡았다”며 “UAE가 실제로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행동을 촉구했다.
보호구역 내 화석연료 매장지 2833곳...산토스는 339곳서 사업 진행
영국의 에너지 안보 및 넷제로부 대변인은 가디언에 “신규 석유·가스 사업을 결정할 때 보호종 서식지 등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다”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연구진들은 주요 석유·가스 기업이 보호구역 내 화석연료 사업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한편 호주의 에너지 기업인 산토스(Santos)은 총 339개 보호구역에서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첼 쿤은 “기후 비상사태의 중심에서 더 이상 화석연료를 생산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인류가 힘을 합쳐 기후위기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보호구역 내 화석연료는 생산할 수 없게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각국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 시점에서 이번 보고서가 보호구역을 지키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링고는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해 전 세계의 보호구역 835곳 내에 화석연료 매장지 2933곳을 확인했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한편 이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보호지역만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더 많은 구역에서 화석연료 사업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보호구역은 보통 멸종위기종이나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지정되는데, 가디언은 화석연료 사업을 허가하기 위해 보호구역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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