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삼림벌채로 인한 위험에 대해 어떻게 조치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조치를 취하거나 삼림벌채를 종식하겠다는 약속을 한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CDP
CDP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삼림벌채로 인한 위험에 대해 어떻게 조치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조치를 취하거나 삼림벌채를 종식하겠다는 약속을 한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CDP

기후변화와 삼림벌채는 연관성이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숲이 가뭄, 화재에 취약해지고 여기에 벌목, 산림 파괴가 더해지면서 생물 다양성 상실과 탄소 배출로 이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삼림벌채로 인한 탄소 배출은 전 세계 배출량 15%를 차지한다. 삼림벌채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파리 기후 협정이나 COP15에서 합의한 세계 생물다양성 목표는 이루기 힘든 것이다.

이후 지난 11월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브라질, 러시아, 캐나다를 포함한 100여 개 국가가 2030년까지 삼림벌채 중단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CDP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삼림벌채로 인한 위험에 대해 어떻게 조치하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조치를 취하거나 삼림벌채를 종식하겠다는 약속을 한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 기업의 약 90%는 삼림벌채 종식 계획 없어

지난 6일(현지시간) CDP는 ‘2022년 운영에 대한 연례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해 내놓았다. 이번 조사에는 총 1043개 기업이 조사에 응했으며 60% 이상이 삼림벌채로 인한 위험을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이후 300% 증가한 수치다.

기업들의 이런 고무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2025년까지 삼림벌채를 종식시키겠다는 공개 약속을 한 기업은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설문조사에 응한 기업의 약 1%, 10개 기업만이 좋은 사회적 여건을 보장하고 근로자를 위한 개선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다수의 기업들이 삼림벌채 위험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 총 800억달러(약 104조원)에 달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별된 모든 위험에 대응한 342개 기업이 사용한 전체 비용은 59억달러(약 7조700억원)였다.

삼림벌채의 위험에 대해 보고한 회사들은 기상이변의 심각성 증가 또는 산림 파괴와 관련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의 변화와 같은 위험 노출로 인해 3억3000만달러(약 4297억원)의 손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 위험을 처리하기 위해 사용된 비용은 1740만달러(약 227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CDP 연구진들은 삼림벌채를 하지 않으면 2030년까지 8950억달러(1165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장 큰 요인은 연간 4400억달러(약 572조원)의 환경 비용이 줄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한 삼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주요 산업인 자재, 식음료와 농업, 제조, 소매에 대한 심층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에는 15개의 핵심성과지표(KPI)와 함께 삼림벌채 종식에 대한 약속, 탄소 중립 달성 목표 및 공급망 등이 포함됐다. CDP 보고서 저자들은 그 어떤 산업도 삼림벌채 문제에 있어 탁월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소매 부문이 삼림벌채 약속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가장 낮은 성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북미와 유럽의 차이, 유럽 지역 기업이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유럽지역은 삼림벌채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고 조치를 취하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P
유럽지역은 삼림벌채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고 조치를 취하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P

한편, 지역별로도 삼림벌채 위험에 대처하는 정도에서 차이가 났다. 북미 기업은 삼림벌채 문제 해결에 대한 성과가 좋지 않아서 삼림 관련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반면, 유럽 전역의 기업은 삼림벌채 목표 설정 및 공급업체와의 관계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미 지역의 기업들도 유럽과 비슷했다.

현재 유럽에선 삼림벌채 관련 상품 수입 금지법, 공급망실사법,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CBAN)등 다양한 법안이 활발히 제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CDP의 삼림 및 토지(Forests and Land) 부문 글로벌 이사인 토마스 매덕스(Thomas Maddox)는 “상품 공급망에서 삼림벌채를 근절하는 것은 경제적, 환경적으로 의미가 있다. 삼림벌채 종식을 달성하는 것은 ‘만약’이 아니라 ‘언제’의 문제다. 지금 행동하는 기업은 기회의 혜택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행동하는 기업은 가장 높은 비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자산에 상당한 재정적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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