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제조된 살충제 제품의 99%가 화석연료 기반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영국 정부는 살충제 사용이 기후 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받았다.
지난주부터 국제 비정부기구 연대인 국제농약행동망(Pesticide Action Network, PAN)과 환경단체 페스티사이드 콜라보레이션(Pesticide Collaboration)은 그린피스의 지원을 받아 농업에 있어 살충제 사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보다 강력한 계획을 영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자연을 더 나은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보수당 정부의 약속과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살충제 사용 감소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의 요구에 대한 근거는 국제농약행동망이 새로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새로운 보고서는 살충제가 농업 부문의 기후 영향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그럼에도 얼마나 간과되어 왔는지를 설명한다. 농업 부문은 전 세계 연간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역사적으로 자연 악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보고서는 오늘날 제조되는 거의 모든 살충제가 화석연료에 기반한 화학 물질을 구성요소로 사용한다고 강조한다. 제조 공정 또한 일부 화석 연료에 의해 작동된다.
이러한 제조 공정의 결과로,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고탄소 살충제 제품이 탄생했다. 예를 들어, 가장 흔히 사용되는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 1킬로그램을 제조하면 31킬로그램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영국 고탄소 살충제 제품 사용 늘어, 과학기반 감축 목표와 로드맵 요구
보고서는 2050년까지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이러한 고탄소 살충제의 사용이 감소해야 할 시기에 영국에서는 오히려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민간 농업 부문에서는 2016년보다 16% 더 많은 글리포세이트가 사용되었다.
보고서는 살충제 사용을 줄이는 것을 기후와 자연에 대한 '윈윈'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담수와 해수의 주요 오염원은 농업용수다. 살충제뿐만 아니라 가축의 노폐물과 사료에서 나오는 화학물질과 영양분은 농업용수를 통해 담수나 해수로 섞여들어간다.
살충제가 토양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도 증가하고 있다. 어떤 제품들은 토양에서 몇 년간 토양에 남아 있을 수 있으며, 곤충 및 기타 유기체에 의해 섭취될 경우 번식을 포함한 일부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살충제가 꿀벌과 다른 꽃가루 매개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논쟁도 격렬히 진행 중이다.
이에 보고서는 영국의 살충제 사용을 줄이기 위한 과학 기반 목표와 적절한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이것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경우, 살충제의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그린피스 영국의 수석 과학자인 더그 파는 “우리가 접근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기후 비상사태의 영향은 농약 사용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화학 물질 의존과 악화되는 기후 붕괴 사이의 악순환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해충의 양이 증가하고, 농작물의 복원력이 감소하여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양의 살충제가 필요하게 된다. 살충제 사용의 증가는 곤충과 잡초가 제초제와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더 크게 발달시킬 것”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영국 식품환경농촌부(Defra)의 대변인은 보고서에 대해 “우리는 살충제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사람들과 환경 모두를 보호하고 싶다. 따라서 규제는 과학적 평가를 통해 살충제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환경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경우에만 판매와 사용을 허용하도록 제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0년 식품환경농촌부는 지속가능한 살충제 사용에 대한 영국의 국가행동계획에 대해 자문했다. 그러나 팬데믹을 겪으며 발표가 연기되었고, 현재까지 국가 실행 계획에 대한 전체적이고 공식적인 업데이트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데프라는 올해 말 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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