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기술력과 환경오염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지난 8월 2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보도했다. 

로이터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실시한 갈륨, 게르마늄 등 중요 광물 수출 규제 조치를 두고 희토류 정제 및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 수출 금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자체적인 전략 광물 공급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희토류의 중국 지배력 완화를 위해 각국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 픽사베이
희토류의 중국 지배력 완화를 위해 각국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 픽사베이

기업들, 기술력 부재와 환경오염 문제로 채굴한 희토류 중국에서 가공

중국, 국가 차원에서 희토류 경쟁력 확보

희토류는 희귀한 흙이라는 이름과 달리, 은보다 흔하고 납보다 매장량이 많다. 다만 농축된 광물의 형태가 아니라 원소로 흩어져 있다. 흙에서 분리하는 과정도 까다로워 여러 번 정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배출되고 화학 약품도 대량으로 투입된다. 주로 중국, 중남미 등에 분포돼 있는데, 그중 중국이 세계 최대 매장량과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희토류 강국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당시 중국은 채굴을 할 뿐, 정제 기술이 없어 흙더미를 통째로 수출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중국 정부는 전략적으로 희토류 기술 확보에 돌입, 제련부터 영구자석 제조까지 자체 공급망 구축에 성공했다. 이후 미국 업체들은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밀려났다. 환경오염을 용인하는 중국 정부와 저렴한 노동력에 대항하지 못한 것이다.  

희토류 농축액의 수입, 가공, 재수출을 허용하는 정책도 중국의 시장 지배력 강화 요인 중 하나다. 미얀마, 베트남 등 다른 국가들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희토류 공장 설립을 꺼려하기 때문에, 채굴한 희토류를 중국에 보내 가공하고 있다.

미국 유일의 희토류 업체 MP 머티리얼즈(MP Materials)도 희토류를 중국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 자체 정제 장비를 시범 가동했으나, 아직 상용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호주 희토류 업체 라이나스(Lynas)는 말레이시아에서 희토류를 정제해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가 방사선 누출 우려로 내년부터 호주 희토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라이나스는 올해 말 호주에 정제를 위한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친환경 희토류 정제 기술 필요… 테슬라, 희토류 없는 전기차 개발 추진

미국 정부, 독립적인 광물 공급망 구축 추진 중

업계 전문가들은 오염 없이 희토류를 정제하기 위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스웨덴 원자재 기업 리딩 엣지 머티리얼즈(Leading Edge Materials)는 과거 희토류 광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화학 물질로 인한 수질 오염 우려가 제기돼 2016년 중단했다. 리딩 엣지는 지속가능한 광산 계획을 수립해 올해 새롭게 사업개발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테슬라는 지난 5월 환경 및 보건 리스크를 이유로 희토류 없는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희토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아메리칸 레어 어스(American Rare Earths) 사장 멜리사 샌더슨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전략적으로 희토류 정제 기술을 개발해냈지만, 이 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메리칸 레어 어스는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The Lawrence Livermore Laboratory)와 함께 박테리아를 활용한 희토류 처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비상장 기업 로커스 마이닝(Locus Mining)과 에테르 바이오(Aether Bio)도 각각 바이오 계면활성제와 나노 기술을 사용한 희토류 정제 기술을 연구 중이다.

컨설팅 기업 호라이즌 어드바이저리(Horizon Advisory) 공동설립자 네이선 피카르식은 “희토류의 효율적인 생산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다면,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022년 10월 배터리 제조 역량과 전략적 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초당적 인프라법(BIL)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1350억달러(약 176조원)에 달하는 투자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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