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탈석탄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석탄업계의 보험료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고 31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보도했다.

환경단체 인슈어 아워 퓨처(Insure Our Future)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45개 보험사가 석탄사업에 대한 보험 서비스를 종료 또는 제한할 계획이다. 

석탄업계가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면서 생산비용 증가 문제에 직면했다. / 픽사베이
석탄업계가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면서 생산비용 증가 문제에 직면했다. / 픽사베이

전 세계 45개 보험사, 석탄산업 보장 범위 축소 및 제한…

석탄업계, 자가보험 등 대책 마련

전 세계 보험사들이 탈석탄 및 탈석유로 기후 금융 기조를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의 기후 정책을 평가하는 비정부기구 인슈어 아워 퓨처(Insure Our Future)에 따르면, 지난 8월 28일 기준 알리안츠, 스위스 재보험, 뮌헨 재보험을 포함한 45개 보험사가 석탄산업에 대한 보장 범위를 제한했다.

석탄업체들은 업계 내 자체 보험 조합을 만들거나 수천만 달러의 예비비를 별도로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세리티 리소스(Seriti Resources), 퉁겔라 리소스(Thungela Resources) 등 일부 광산업체는 자가보험을 위한 자금을 따로 비축해두고 있다. 외부 보험은 광산 붕괴나 자연재해 같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 대형 사고에 대한 계약만 유지 중이다. 자가보험이란 기업이 예기지 못한 손해나 지출에 대비해 사전에 일정한 금액을 자체적으로 적립해두는 것을 의미한다.

세리티의 최고재무책임자 더그 게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자금 조달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지만, 보험 가입은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게인 책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화석 연료 및 석탄사업에 대한 보험 서비스가 축소되고 있어, 자가보험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리티가 자가보험을 들기로 한 것은 석탄업계의 보험료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호주 최대 광산업체 화이트헤븐 석탄(Whitehaven Coal)의 보험료는 지난 2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석탄업계,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시 호황

현재 석탄가격 하락세… 보험 리스크, 수익성 악화에 영향 줄 것

한편 석탄업계는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촉발되면서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 위한 화석 연료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23년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이 지난해 86억톤을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석탄업계가 현금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자가보험에 막대한 현금을 묶어 두면, 다른 경영 리스크 발생 시 적절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석탄업체들이 2022년에는 전쟁으로 인한 호황으로 급증한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결국 보험 리스크가 생산비용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료 상승 문제가 향후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의미다.

보험 중개업체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분석에 따르면, 보험사의 탈석탄 움직임으로 작년 화력 및 석탄 부문 보험료는 20% 이상 상승했다. 이는 표준치인 마시(Marsh) 글로벌 보험 시장 지수 상승률 7.3%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이러한 보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호주 석탄업체들은 자가보험의 일종으로 상호 보험 기금 설립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정부 지원 부족으로 논의가 무산됐다.

한편 남아프리카의 또다른 광산업체 엑사로 리소스(Exxaro Resources) 최고경영자 놈바사 쳉와는 일부 보험사들이 규제가 엄격한 유럽을 벗어나 아시아 및 기타 지역에서 보험 판매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현재 석탄가격은 하락 추세로, 퉁겔라와 엑사로의 상반기 수익은 각각 75%, 29% 감소했다.

세리티 광산 최고재무책임자 더그 게인은 “화력 석탄 자산에 대한 보험 보장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경에는 극히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NZIA(넷제로 보험 연합)에서 탈퇴한 프랑스 보험사 악사(AXA)는 2025년 9월 1일부터 신규 가스 탐사와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보험 서비스 제공을 전면 중단한다. 악사는 NZIA 탈퇴가 탄소 배출 억제 약속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