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지속가능경영, ESG 분야는 새로운 변화와 움직임을 보여줄 규제와 국제회의 등이 예정돼있다. 특히 올해는 EU를 중심으로 ESG와 관련된 새로운 법안 및 지침 등이 속속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굵직한 국제회의도 잡혀있다. 2021년 예정된 주요 ESG 이슈를 캘린더별로 정리해봤다.
1월 EU, 플라스틱세 도입
오늘 1월 1일부터 유럽연합(EU)에서는 코로나19 회복을 위한 경기부양책 패키지의 하나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에 대한 세금을 도입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1kg당 0.8유로(80ct)의 세금을 내야 한다.
현재 유럽에서는 연 29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며, 이중 940만톤(약30%)만이 재활용된다고 한다. EU는 이미 2017년 1-월 유엔해양회의(UN Ocean Conference)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한 플라스틱세 도입을 언급했었다. EU의 순환경제 액션플랜에 따르면, 2030년까지 패키징에 바이오성분 함유량을 최소 60% 이상 확대하고,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50%를 재활용할 계획이다.
EU가 플라스틱세를 도입한 데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 탈탄소사회를 지향하는 움직임 외에도, 코로나19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부양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영국의 EU 탈퇴로 연 130억 유로의 예산공백을 메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U 각 회원국은 재활용되지 않은 폐기물을 계산해,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EU에 지불해야 한다. EU집행위의 최신 추산에 따르면, 2021년 플라스틱세가 도입될 경우, 약 57억유로(7조6000억원)의 추가 세수가 거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플라스틱 제품은 한국의 대EU 5대 수출품목으로, 2019년 기준 21억4000만달러(2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속가능한 생분해 소재 플라스틱의 경우 새로운 수출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코트라 독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은 “EU를 중심으로 글로벌 주요 국가 내 탄소배출 감축 경쟁이 확대되면서 그린산업의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3월 지속가능재무 정보공시(SFDR) 시행,
비재무정보공시(NFRD) 개정안 발표
유럽연합(EU)는 3월부터 은행, 자산운용사, 연기금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금융 공시제도(SFDR·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를 실시한다. 이는 2018년 EU 집행위원회의 ‘지속가능금융 액션플랜’에 따라 마련된 규제로, 지난해 11월말 공식 발표됐으며 3월부터 이 원칙이 적용된다.
SFDR은 지속가능성 투자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리스크 및 투자 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 관련 부정적 영향, 금융상품에 대한 지속가능성 정보 제공 등에 관한 원칙이 담겨있다. 지속가능성 관련 리스크 정보를 웹사이트에 공개해야 하며, ESG 관련 금융상품에 관한 추가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속가능성 리스크가 수익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계약 전 공시해야 하며, ESG 금융상품의 경우 ESG 특징이 어떻게 충족되고 있는지 정기보고서에 세부 정보를 포함시켜야 한다. 정기보고서 공개는 2022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뿐 아니라, 2018년부터 유럽기업에 적용되던 '비재무정보 공개지침(NFRD·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 개정안을 발표한다. EU는 2018년부터 회계연도 평균 근로자수 500인 이상, 자산총액 2000만유로 또는 순매출 4000만유로 이상의 이상의 기업이나 공익법인에, 비재무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지침 개편으로 대기업(중소기업도 포함될 지) ESG 정보공개에 관한 보다 엄격한 규정이 제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U는 녹색분류법(택소노미), 이사회에 관한 실사(due-diligence) 규칙, 공급망 투명성, ESG 등급 평가기관 규제 가능성 등 다양한 변화와 규제 움직임이 산적해 있다.
5월 생물다양성 논의 촉발 움직임
올해 15번째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가 오는 5월 중국 쿤밍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각국 정상들이 생물다양성 체계를 결정하고 이를 채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회의가 어떤 티핑 포인트가 될지 지켜봐야 한다.
생물다양성 이슈는 2020년 주요한 투자 의제로 급부상했다. 1월, 악사(AXA)그룹, BNP 파리바 등은 자연기반 투자데이터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 발굴에 나섰다. 9월에는 수많은 은행, 투자자들, 정부가 모여 생물다양성 발자국을 측정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NFD·Task 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를 출범시켰다. 같은 달 26개 금융기관은 새로운 생물다양성 공약에 서명했다. 유엔 책임투자원칙(PRI)는 생물다양성과 자연 보존에 관한 투자자의 역할 보고서를 발표했고, 생물다양성회계금융협회(Partnership for Biodiversity Accounting Financials)는 첫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EU 보험 감독관들은 생물다양성 손실에 따른 재무 리스크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물다양성은 향후 기후변화처럼 폭발적인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최
오는 11월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는 2015년 파리협정이 성사된 COP21 이후 최대규모로 열리는 정상회담이다. UN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은 COP26을 앞두고, 197개 당사국에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최신 국가별 기후행동계획을 제출할 것으로 요구한 바 있다. 국가자발적기여(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s)는 온실가스 배출감소 및 기후 적응계획으로, 파리협정 조항에 따라 모든 회원국은 2020년 말까지 NDCs를 제출해야 한다. 유엔에 따르면, 3분의 2 정부들이 아직 새로운 기후공약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197개 정부 중 70개 정부만이 12월 31일 마감일에 맞춰 안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2020년 개최될 예정이었던 COP26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1년 미뤄져 2021년 11월에야 열리게 됐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금융부문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총재는 유엔 기후변화특사로서 기후금융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EU는 11월 회의가 열리기 전인 6월쯤 녹색법안을 매머드 패키지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2021년 ESG 트렌드 전망_Eco-Business편
- 2020-2021 글로벌 ESG 트렌드... Sustainable Brands편
- 2020 해외 ESG 10대 이슈
- 2021년 주목할 ESG 트렌드는? 4편 ESG데이터 공시…MSCI 보고서
- 2021년 주목할 ESG 트렌드는? 3편 생물다양성…MSCI 보고서
- 2021년 주목할 ESG 트렌드(1편) 기후변화... MSCI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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