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가표준기구(BSI)가 세계 최초로 ‘자연자본 계정(natural capital accounts)’ 작성을 위한 지침(guidance)을 발표했다.
영국은 최근 생물다양성과 금융에 관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새로운 표준인 ‘BS 8632: 조직을 위한 자연자본회계(Natural Capital Accounting for Organisations)’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자연자본 회계를 위한 명세서, 용어정의, 원칙, 단계 및 산출물에 관한 개요가 담겨있다.
BSI에 따르면,새로운 프레임워크(지침)은 기업 및 기관들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성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 손실로부터 발생하는 리스크 및 기회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해줄 전망이다. BSI ESG표준 책임을 맡은 데이비드 캐처(David Fatscher)는 현지 언론에 “자연자본 회계는 금융과 환경 및 사회경제적 정보를 결합함으로써, 기업과 사회에 대한 자연(자본)의 가치가 얼마인지 드러내주고, 특히 이를 통해 기업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지난 1년 동안 생물다양성이라는 이슈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왔다. 최근 출범한 ‘TNFD(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를 탄생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다. 영국 정부의 준비는 꽤 오랜 기간 준비돼왔다. 지난 5월 영국 환경부장관은 “자연에 대한 넷제로(Net Zero equivalent for nature)’를 주장하면서, “정부가 법적으로 생물종 보호 대상을 요구하도록 하는 구속력있는 환경 법안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재무부는 올해 초 생물다양성에 관한 종합 보고서인 ‘다스굽타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자연자본을 업무 범위에 포함시키기 위한 영국 인프라은행(UK Infrastructure Bank)의 의무조항을 잠재적으로 넓히는 방법 등을 담고 있는데, 보고서 페이지만 600쪽이 넘는다. 현재 설립절차를 밟고 있는 이 은행은 ‘녹색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400억파운드(63조원)를 민간 투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 주말 G7 정상회담에서도 생물다양성은 주요한 이슈로 떠올라 ‘네이처 콤팩트(Nature Compact)’가 출범했다. G7 주요 7개국은 향후 10년 동안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고 자연에 관한 투자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자연을 훼손하는 활동에 제재를 가하는 정책과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한편, BSI는 국제표준화기구(ISO) 165개국 회원국의 하나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표준을 탄생시킨 원조격 기관이기에 이번 조치가 전 세계적인 표준으로까지 확장되는 기초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ISO는 지금까지 2만여 개 이상의 표준을 개발, 승인해왔지만, ‘지속가능 금융(sustainable finance)은 아직 새로운 영역이다. 때문에 BSI는 ISO를 대신해 지속가능한 금융에 관한 투자자, 은행, 보험회사, 컨설턴트, 규제기관 및 정부를 위한 원칙과 지침 창설을 주도해왔다.
BSI측은 “8주 동안 다양한 의견 및 피드백을 받아, COP26(기후정상회의) 주최국의 일환으로 ‘국제 표준 초안(Draft)’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의 표준 개발 움직임도 있다. ISO는 지난달 기후변화와 관련된 투자 및 자금조달 활동에 관한 평가 및 보고에 관한 의무조항이 포함된 ‘온실가스 관리 및 관련 활동’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발표한 바 있다.
캐나다표준협회(CSA, Canadian Standards Association) 또한 ‘전환 및 지속가능 금융 위원회’가 ‘전환금융 원칙’ 및 ‘택소노미(친환경 분류) 가이드’를 승인하는 최종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캐나다 투자자 및 정부 기관, 금융권이 주도해왔는데, 2021년 가이드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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