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57년 만에 로고를 바꿨다. 글로벌 전기차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은 새로운 로고를 선보인 것이다. 탄소 중립을 의미하는 청명한 하늘색 그라데이션을 강조한 로고로 교체했다. 

로고 교체는 기업의 정체성 변화를 대내외적으로 선포하는 작업 중 하나다. 건물 간판부터 제품 라벨 교체까지 큰 비용을 감당하면서도 로고를 바꾼 이유는 저탄소 경제 구조 변화에 맞춰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과 로드맵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교체된 GM 로고엔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글로벌 전기차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파란색은 탄소 배출 제로로 실현되는 청명한 하늘을 의미한다. 기존 대문자에서 소문자로 바꾸고, 소문자 m에 밑줄을 넣기도 했다. 소문자 'm'의 밑줄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얼티엄'을 시각화 한 것이다. 주변 빈공간은 전기 플러그 모양을 상징한다. 

GM은 1938년 창사 이래 지금까지 총 네 번 로고를 변경했다. 회사 설립 직후 사용된 로고는 1908년 최초 법인 증명서를 모티브로 제너럴모터스의 앞글자인 GM을 대문자로 적고 수직으로 배치된 직사각형을 도입했다. GM 로고의 근간이다. 이후 1964년 GM은 로고를 보다 단순명료하게 만들고자 GM을 제외한 모든 것을 제거하고 글자 아래 밑줄만 남겼으며 로고 색깔도 검정색에서 파란색으로 교체했다. 

2001년 GM로고는 3차원에 음영효과를 도입해 눈에 더 잘 띄도록 강조했다. 로고를 강조하는 기조는 다음 버전 로고인 2010년대 로고에도 이어졌다. GM은 2009년 파산 이후 정부 관리를 받은 후 새로운 GM 출범과 함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새로운 로고를 발표했다. GM글자가 쓰인 중앙 부분을 하이라이트하고 글자를 테두리로 강조했다. 최근까지 가장 익숙하게 쓰인 로고다.

한편, GM은 로고 변경과 함께, 모든 사람이 전기차(EV)를 이용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은 ‘Everybody In(에브리바디 인)’ 캠페인도 시작한다. 2025년까지 전기차에 270억달러를 투자하고, 30여 종의 새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새 모델에 적용되는 얼티엄 플랫폼은 완충 시 최대 450마일(약 724㎞)까지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 시대 목표도 제시했다.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에 270억달러(약 29조원) 투자 △2025년 전 세계 시장에 30여 종의 전기차 출시 △플랫폼 ‘얼티엄’의 범용성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월엔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래믹 공장을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겠다며 22억 투자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전기차 경쟁의 전쟁터가 될 이 공장의 새 이름을 '팩토리 제로(Factory ZERO)'로 정했다. 전문가들은 GM이 내연기관의 종식을 선언한 상징적인 변화로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젤게이트' 벗어던지자

폭스바겐도 이미지 전환 시도

폭스바겐도 전기차 전환의 시대를 맞아 지난 4월 로고를 바꿨다. 2015년 배기가스 조작 사건을 겪으며 기존 입체 로고는 연일 언론에 오르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후 탈내연기관과 전기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본질에 집중한다는 의미를 담아 2차원 평면 디자인으로 로고를 변경했다. 디젤게이트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전기차 브랜드로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신호탄이었다.

스웨덴의 볼보와 더불어 내연기관차 종식도 공식 선언했다. 미하엘 요스트 폭스바겐 최고전략책임자는 2018년 12월 "2026년이 마지막 세대 내연기관차 생산을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2040년에는 더 이상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부터는 새로운 엔진 개발을 중단하고, 이 무렵 개발한 세대의 내연기관차를 14년간 판매하다 2040년께는 내연기관차를 아예 생산·판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설 전환에도 일찌감치 나섰다. 2018년 독일 엠덴 공장을 2022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고, 엠덴 공장에서 생산하던 중형차 파사트는 체코 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노버 공장에서는 전기버스 id버즈를 생산하고, 츠비카우 공장에서는 폭스바겐그룹 소속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미지 쇄신 노력에 폭스바겐의 전기차는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와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에스엔이(SNE) 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3분기 12.9%로 테슬라(17.5%)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올해 전기차 ID.4를 선보이며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아·현대차, 사명에서 '자동차' 빼나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확장  

기아차도 10년만에 로고를 변경했다. 필기체의 기아(KIA) 알파벳이 연결된 새로운 로고를 공개하며 균형, 리듬, 상승의 세가지 디자인 컨셉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아차가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전략 '플랜 에스(Plan S)'의 일환으로, 사업 재편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립하겠다는 기아차의 의지가 담겼다.

기아차는 오는 15일 새 로고에 대한 이미지와 비전, 전기차 사업에 대한 구체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새로운 엠블럼은 첫 전기차 CV에 처음으로 부착될 것으로 점쳐진다.

더불어 현대자동차와 함께 사명에서 ‘자동차’를 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향후 단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래 모빌리티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사명에 변화를 담아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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