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크루즈선인 ‘아이콘 오브 더 시스’(Icon of the Seas)가 지난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처음으로 출항했다. 이와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인 아이콘 오브 더 시스의 메탄가스 유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크루즈 기업인 로열 캐러비언이 20억달러(약 2조6750억원)를 투자한 아이콘 오브 더 시스는 선박 길이가 365m로 최대 7600명이 탑승할 수 있다. 로열 캐러비언은 아이콘 오브 더 시스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요구치보다 24%나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선박이며, 2035년까지 탄소중립 선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루즈 업계는 LNG 추진을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내세우고 있다. LNG는 중유와 같은 기존 선박용 연료에 비해 질소산화물과 황화합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현저하게 적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 저감할 수 있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발주되는 54척의 선박 중 63%는 LNG로 구동될 예정이다. 현재 항해 중인 300척의 크루즈선 중 약 6%가 L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크루즈 업계, LNG 추진을 친환경 경영으로 홍보
환경단체, 메탄 누출 단기적 온실효과 높아
그러나 환경 단체들은 LNG가 석탄, 석유 다음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화석 연료이며, LNG의 주성분인 메탄의 단기적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한다고 지적한다. LNG 추진 선박이 운행할 때 메탄이 불완전 연소하여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현상을 메탄 슬립(Methane slip)이라고 한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의 연구에 따르면, LNG가 기후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선박 엔진에서 발생하는 메탄 슬립을 사실상 제거하고 LNG 공급망 업스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이 크게 줄어야 한다. 천연가스를 시추해 LNG로 액화, 운송하는 과정에서도 메탄이 누출되기 때문이다.
2023년 5월 미국 민주당 의원들도 LNG 공급망 전반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며 LNG로 인한 메탄 배출량을 포함하면 LNG는 석탄보다 많은 배출량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메탄은 생산에서 운송, 저장 및 연소에 이르는 LNG의 모든 수명 주기 단계에서 배출된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LNG 엔진의 평균 메탄 슬립 6.4%
IMO 메탄 슬립 가정 3.5%의 2배 가까이
지난 25일 발표된 ICCT와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기구(TNO) 등의 최신 연구 보고서 따르면,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LNG 해양 엔진(LPDF 4행정)의 평균 메탄 슬립은 6.4%로 측정됐다. 반면, EU는 3.1%, IMO는 3.5%로 메탄 슬립을 가정한다. 보고서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메탄 슬립 가정을 최소 6%로 높이는 것을 고려할 것을 권장했다.
비영리 환경단체 스탠드어스의 애나 바포드는 지난해 여름 IMO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에 메탄 배출 문제가 포함된다고 밝힌 점을 지적했다. 현행 메탄 슬립의 가정이 향후 ICCT의 주장대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요구 압박도 거세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2023년 11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등 13개국은 '국제 메탄 측정 표준화 협의체'(MMRV Framework)를 창립하는 등 메탄 감축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협의체는 각국 또는 개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측정 기준 마련, 다양한 메탄 측정 기술을 고려하는 기술 중립성, 공공분야와 민간의 협력체계 마련 등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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