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각) 유럽 현지 언론 유랙티브(Euractiv)가 집행위원회의 탄소 포집 및 저장, 활용(CCUS) 정책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월 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CCUS 산업 규제 간소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국제환경법센터(CIEL, Center for International Environmental Law) 등 환경단체는 “화석연료 업계가 가장 선호하는 지연 전술”이라며 비판했다. 

 

EU 집행위원회, CCUS 인프라 구축 및 규제 완화 제안  

EU가 CCUS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현지 시각) 집행위원회는 2040년까지 배출량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권고안과 함께 산업 탄소 관리 전략(Industrial Carbon Management Strategy)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유럽 전역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운송하기 위한 수십억 유로 규모의 CCUS 시장 시스템 구축과 민간 자금 조달 및 상업화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집행위원회 산업 탈탄소화 팀장 루드 켐페너(Ruud Kempener)는 19일(현지 시각) 유렉티브 주최 ‘EU의 탄소 경영 전략과 2040년까지 가는 길(EU’s Carbon management strategy and the path to 2040)’ 웨비나에서 “우리는 (CCUS 산업의)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탄소 운송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CUS 기술 구조도 / 한국CCUS추진단 홈페이지
CCUS 기술 구조도 / 한국CCUS추진단 홈페이지

미쓰비시 중공업(Mitubishi Heavy Industries)의 EU 기관 대표 마리아 주앙 두아르테(Maria João Duarte) 또한 이번 웨비나에서 “(이제 CCUS 산업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며 “이제 시장에 필요한 것은 인프라”라고 주장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글로벌 탄소 포집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16개의 상업용 탄소 포집 플랜트를 건설한 CCUS 분야의 선도 기업이다.   

집행위원회는 이번 제안에서 이산화탄소 저장량을 2040년까지 연간 2억8000만톤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노르웨이의 노던 라이트 해상 저장 프로젝트(Northern Light offshore storage project)도 포함돼 있다. 노던 라이트 프로젝트는 2024년 말 상용화를 개시, 연간 150만톤 저장이 가능하다. 저장 용량은 향후 몇 년 안에 50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르웨이는 산유국이자 비 EU회원국이다. 

연간 2억8000만톤의 탄소 저장을 위해서는 노던 라이트 프로젝트 외 다른 CCUS 시설도 확보해야 한다. 이에 유럽의회 의원들은 6일(현지 시각) 석유 및 가스회사들이 자체적인 비용을 들여 2030년까지 연간 5000만톤 규모의 탄소 저장 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집행위원회의 제안에 동의했다.

EU 집행위원회가 CCUS 규제 완화 방안을 제안했다. / 픽사베이
EU 집행위원회가 CCUS 규제 완화 방안을 제안했다. / 픽사베이

집행위원회의 이번 제안은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 불리는 넷제로 산업법(NZIA)의 일환이다. 유럽의회와 EU 국가 대표단(government delegates)은 집행위원회의 이번 시장 기반 전략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CCUS 투자 본격화돼야 VS 아직 검증되지 않은 화석연료 면죄부

이처럼 업계 관계자들은 CCUS 기술이 성숙해졌다며 이제 인프라 구축 등 시장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 등은 이러한 집행위원회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국제환경법센터(CIEL) 부국장 릴리 푸어(Lili Fuhr)는 집행위원회의 이번 산업 탄소 관리 전략 제안을 두고 ”화석연료 업계가 가장 선호하는 지연 전술”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탄소 관리 전략은 “기후 무대책과 화석연료 보조금의 새로운 명칭”이라는 것이다. 

범유럽 기후 싱크탱크 전략적 관점(Strategic Perspectives) 전무이사 린다 칼처(Linda Kalcher) 또한 집행위원회가 “저감 기술에 대한 지나친 의존 전략을 제안함으로써 잘못된 방향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집행위원회 산업 탈탄소화 팀장 캠페너는 “CCUS 기술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CCUS가 화석연료 사용 기간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2050년 넷제로라는 EU의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CCUS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에너지 집약적 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처리를 위해서다.  

소식을 전한 유렉티브는 이번 집행위원회의 2040년 목표 권고안과 탄소 관리 전략 둘 다 입법 제안은 아니기 때문에 유럽의회나 각국 정부에서 통과될 필요는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올해 말 취임 예정인 차기 집행위원회의 입법 추진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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