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용차 1위 업체인 이스즈의 엘프 EV 홈페이지
일본 상용차 1위 업체인 이스즈의 엘프 EV 홈페이지

하이브리드 차가 대세인 일본에서 그나마 EV경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와중에, EV경상용차의 성장도 주목받고 있다. 

물류 분야에서 스코프3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EV경상용차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상용차 시장이 발달한 일본의 특성을 살려 글로벌 진출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상용차는 경차급의 영업용 차량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다마스’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일본 상용차 1위 업체인 이스즈자동차는 1월 첫 전기 상용차 엘프(ELF) 미오 EV를 출시했다. 엘프는 이스즈의 소형 트럭 라인이다. 국내에는 1월 26일 LG에너지솔루션이 이스즈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하며 알려졌다. 계약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약 1조 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엘프 미오 EV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셀, 모듈, 팩은 물론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까지 탑재되었다.

엘프 EV의 전기 구동 시스템을 납품하는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ZF 프리드리히스하펜도 3월 26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경상용차용으로 개발한 전기 구동 시스템 세트랙스 라이트(CeTrax Lite)가 2023년 4월 출시 이후 1000대 이상 생산되는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세트랙스 라이트는 버스용인 기존 세트랙스 모델을 보완하여 출시된 경상용차를 위한 솔루션이다. ZF는 고객사인 이스즈의 수요 증가로 인해 계획보다 가파르게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충전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문제

2023년 10월 발간된 코트라(KOTRA)의 ‘일본의 미래차 전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일본 전체 승용차 판매 대수 약 345만 대 중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 전기자동차(EV), 연료전지 자동차(FCV), 클린디젤 승용차 등 차세대 자동차는 169만 대로 전체 판매의 약 49%를 차지했다. 이 중 EV 판매량은 약 6만대에 그쳤으며, 하이브리드 차 판매량이 145만대로 차세대 자동차 판매량의 86%를 차지했다.

일본에서 전기차 보급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다.

2023년 4월 기준 일본 내 전기차용 충전소는 1만9768개소였으며, 이 중 완속 충전기가 1만3677개소, 급속충전기가 8361개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017년 이후 전기차 충전기 대수가 2만~3만 대로 정체되어 있다. 우리나라 전기차 충전기 누적 설치 대수가 약 25만기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경차가 이끄는 일본 전기차 시장

다만, 2022년 5월 출시된 EV경차인 닛산자동차 '사쿠라'와 미쓰비시 'eK X EV'가 소비자의 큰 인기를 끌어 일본 시장에서는 경차 기반으로 EV가 성장해 갈 것이라는 기대를 이끌었다.

사쿠라는 20kWh 배터리 팩을 장착해 항속거리는 최대 180km이지만, 4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되고 가격이 저렴하여 경차를 사용하는 소비자 패턴에 맞췄다. 또한 일반 가정용 충전기를 통해 집에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지방 소도시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였다. 사쿠라와 eK X EV의 인기로 인해 전체 EV 판매에서 EV경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1년 2.6%에서 2022년 46.3%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3월 15일에는 일본 2·3위 자동차 업체인 닛산과 혼다가 전기차와 차량용 소프트웨어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검토를 시작하는 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전기차 핵심 부품, 차량용 소프트웨어, 상품의 상호 보완 등 폭넓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혼다는 경상용차 ‘N-VAN’(N밴)의 전기차 버전인 ‘N-VAN e:’(N밴e)를 이번 봄 출시할 예정인데, 2022년 하반기 목표 가격을 100만엔(약 894만원)으로 언급한 바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혼다의 EV경상용차가 닛산의 EV경차와 함께 일본 전기차 시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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