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과 셰브론이 포함된 미국석유협회(이하 API)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에 반기를 들고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가 13일(현지시각) 전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하 EPA)은 지난 3월 자동차 제조사들이 새로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도록 하는 새로운 배기가스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을 발표한 이후 정치 격전지인 미시간 주에서 산업계와 자동차 노동자들의 반발이 있자,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 도입 목표를 2032년까지 67%에서 35%로 대폭 낮췄다.
규정은 완화됐지만, EPA는 이 계획이 차량 전체의 배출량을 2026년 수준보다 50% 줄이고, 2030년부터 2032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의 최대 56%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고측, EPA가 의회 권한을 벗어난 법안을 제안해서 위법성 주장
바이오 연료와 관련된 농업 단체들도 원고측에 가담할 듯
이번에 소를 제기한 미국석유협회(이하 API)는 EPA가 10년 이내에 미국 시장에서 대부분의 새로운 휘발유 자동차와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제거하는 규정을 통해 의회 권한을 벗어났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API 수석 부사장이자 법무 자문위원인 라이언 마이어스(Ryan Meyers)는 “오늘 우리는 이러한 침해적인 정부 명령으로부터 미국 소비자, 미국 제조업 근로자, 국가가 힘들게 확보한 에너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옥수수재배자협회(National Corn Growers Association)와 미국농업국연맹(American Farm Bureau Federation)도 공동 청원자로 API에 합류할 예정이며, 16개 브랜드를 대표하고 전국적으로 수십 개의 대리점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6개의 자동차 대리점도 API에 합류한다.
미국옥수수재배자협회와 미국농업국연맹이 소송에 참여하려는 이유는 바이오 연료에 사용되는 농산물의 판로 때문이다. 특히 옥수수는 대표적인 원료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장이 좁아지면 이들도 타격을 입는다.
미네소타주의 농부이자 전국 옥수수 재배자 협회 회장인 해럴드 울(Harold Wolle)은 “EPA는 전기차에만 초점을 맞춘 배출가스 표준을 승인함으로써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데 옥수수 에탄올이 미치는 입증된 이점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EPA는 계류 중인 소송에 대해 공개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미국 25개 주의 공화당 법무장관은 배기가스 규정을 막기 위해 EPA를 고소했다. 소송 이유는 EPA가 갖는 법적 권한을 넘어서서 이 규정을 발의했다는 것.
아울러 전기차로의 전환을 느리게 받아들이려는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와의 관계도 복잡해졌다. 미국 자동차 산업은 대체로 새로운 배기가스 규정을 지지해왔다. 특히 포드 자동차는 공개적으로 새로운 규정을 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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