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꽃으로 향수를 만든다고?"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향료 파일럿 프로그램 시작

유니레버가 폐기될 꽃으로 향수를 만드는 지속가능성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영국 지속가능성 미디어 에디(edie)는 30일(현지시각) 유니레버가 영국의 노팅엄 대학교(University of Nottingham)와 파트너십을 체결, 지속가능한 향료 개발을 위해 폐기될 식물을 활용하는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석유화학 성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해당 이니셔티브는 페튜니아, 장미, 금잔화 등 잉여 식물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성분을 추출해 새로운 향료를 만들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이러한 자연 성분을 샴푸, 세정제 등의 제품에 사용하기 위해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향기는 천연 원재료와 화석연료 성분이 결합돼 만들어진다. 

이니셔티브에 사용될 식물은 영국의 원예 전문 기업 브리지 팜 그룹(Bridge Farm Group)에서 제공하게 된다. 

브리지 팜 그룹은 주로 온실 재배를 통해 다양한 식물, 허브, 장식용 꽃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영국 내 소매업체에 연간 9000만개의 식물을 유통하고 있다. 판매용 식물들 중 일부는 계절 변화에 따른 수요 변동, 품질 문제 등으로 폐기되는데, 버려질 식물들을 지속가능한 향료 개발을 위해 사용하도록 내놓은 것이다.  
노팅엄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폐기될 식물에서 추출한 자연물질로 석유화학 물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폐기될 꽃과 식물을 지속가능한 향수로 재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레버의 바이오테크놀로지 책임자 닐 패리(Neil Parry)는 “최신 바이오기술과 바이오소싱 원칙을 활용하여 식물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다양한 신제품과 지속 가능한 향료를 창출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보고 있다”며, 식물 폐기물을 재활용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패리는 "농업 폐기물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재료 및 제품 소싱에 매우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잉여 생산된 식물들에서 자연 유래 성분을 효율적으로 추출하기 위해 기존 속슬렛(Soxhlet) 추출법과 초음파 처리 방식을 결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이 기술이 식물의 세포벽을 파괴해 농축된 향료 성분인 '에센셜 오일(essential oil)'을 추출하는 속도를 40% 향상시키며, 걸리는 시간도 20분 남짓으로 짧다고 밝혔다. 

속슬렛 추출법은 식물성 에센셜 오일 추출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 대상을 분쇄하여 에탄올 등의 용매를 투입하고 가열, 증류, 응축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노팅엄 대학교의 파리말라 시바프라사드(Parimala Shivaprasad) 교수는 “노팅엄 실험실에서 에너지 효율적인 추출 방법과 효소 기반 수정 방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식물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실용성과 비용 효율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최첨단 과학과 기술이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니레버는 이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에센셜 오일뿐만 아니라, 섬유 관리 제품과 개인 위생 용품에서 악취 제거에 사용할 수 있는 테르펜, 락톤, 에터, 복합당과 같은 고부가가치 성분의 추출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