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비재무정보 보고서 제작 시 재무적 중요성이 반영된 SASB 스탠다드나 TCFD의 가이드라인보다 GRI가이드라인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KCGS(한국기업지배구조원) 리포트에서 드러났다.  또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은 주로 덩치 큰 대기업 위주로 발간되고 있었다. 

지난 13일 발간된 KCGS(한국기업지배구조원) 리포트에 따르면, 비재무정보 보고서를 제작하는 조직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새로 발간되는 비재무정보 보고서의 증가율은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 2009년에는 비재무보고서 발간기업이 123개사(신규발간 47개사 포함)이었으나, 2019년에는 259개사(신규발간 123개사 포함)로 10년 동안 발간 기업은 약 100여 곳으로 증가했지만, 신규 발간사는 매년 100여곳 정도로 확장은 미미했다. 

또한 비재무정보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도 규모가 큰 기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재무정보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은 대부분 코스피 200대 기업에 한정돼 있었다. 코스닥 상장사와 코스피 200대에 들지 못하는 기업은 발간율이 2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 공통 프레임워크로 급부상하고 있는 SASB(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와 TCFD(기후관련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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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인 GRI만을 사용하고 있었다. 리포트에 따르면 KCGS가 작년 선정한 ESG우수 평가 기업 14곳 중 무려 13곳에서 GRI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는 반면, 포스코 인터내셔널, 신한지주, 삼성물산 단 3곳만이 SASB와 TCFD 기준을 모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거세지는 기후정보 공개에 대응해 TCFD 기준을 적용한 기업은 5곳이었다. 위 기업들과 삼성화재보험, DGB 금융지주 등 금융업계가 선전이 돋보였다. KCGS 정승연 연구원은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적극 활용해 비재무정보를 공시하려는 노력은 돋보였으나, 아직 정성적·정량적 성과를 보고하는데 그쳤다"며 "기후변화 등이 미치는 재무적 요인을 파악하긴 어려웠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국내 기업 환경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동반성장, 공정거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하도급 근로자 안전 보건 등은 국내 기업의 주요한 비재무이슈임에 따라 많은 기업이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으나, 정부의 질적 수준이 제각각이다"라며 "공신력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국내 주요 비재무 이슈를 접목시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업으로 하여금 비교가능성과 정확성, 신뢰성을 담보한 비재무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기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통합보고서 등을 통해 비재무정보를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중요성 평가를 통해 자사의 ESG 전략을 소개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투자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근로자,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게자를 대상으로 한다. 반면, 통합보고서는 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매출액과 같은 재무지표를 기본으로 비재무정보를 더해 보고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정 연구원은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와 같은 통일된 형식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보고서 발간을 위한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비재무정보 보고서 발간에 대한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시사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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