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고기 산업이 탄소상쇄 프로젝트 중단으로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다. 

호주의 탄소배출권 관련 검증기관인 '호주 배출감소 보증 위원회(ERAC)'는 지난 17일(현지시각)부터 탄소 농업 이니셔티브(CFI)의 소 사육장 관리 방식에 대한 탄소크레딧 신규 프로젝트 등록 중단을 발표했다고 '에너지+환경리더' 매체가 보도했다.  

이는 호주의 탄소 배출권(ACCU) 제도 하에서 운영되던 소 사육 방법론이 더 이상 탄소 크레딧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평가에 따른 조치로, 호주 탄소배출권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탄소 크레딧 제도의 역할과 한계

탄소 농업 이니셔티브(CFI)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호주의 탄소 상쇄 제도다. 이번에 등록이 금지된 '소고기떼 사육 방법(Beef Herd Methodology)'은 소고기 생산 효율성을 높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대신, 그 대가로 크레딧을 발급받는 방식이었다. 

이 방법은 기업화된 소사육 회사들에게 필수적이었으며, 가축의 평균 연령을 낮추거나, 비생산적인 개체 비율을 줄이고, 연간 체중 증가를 촉진하는 방식 등을 통해 농장주는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축산업은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산업으로, 육우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감소는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배출 감소 보증 위원회(ERAC)는 정기 검토 결과, 이 방법론이 '탄소 상쇄 무결성기준(OIS)'을 더 이상 충족하지 못한다고 결론지었다. 탄소배출이 실제로 감소하는 효과에 대한 신뢰성과 투명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지속 가능성 증대에 기여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방법론의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배출 감소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검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대체 방법론을 모색할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이번 결정으로 2024년 12월 17일부터 육우 사육 관리 방법론에 따른 신규 프로젝트 등록이 중단되었으나, 기존 프로젝트와 이미 제출된 신청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해당 방법론은 사실상 단계적 종료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호주 배출 감소 보증 위원회(ERAC)는 2024년 12월 17일부터 탄소 농업 이니셔티브(CFI)의 육우 사육 관리 방법론에 따른 신규 프로젝트 등록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PEXCEL
호주 배출 감소 보증 위원회(ERAC)는 2024년 12월 17일부터 탄소 농업 이니셔티브(CFI)의 육우 사육 관리 방법론에 따른 신규 프로젝트 등록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PEXCEL

업계의 반발, "지속가능성 목표에 역행하는 결정"

이번 결정은 호주 축산업계, 특히 소규모 생산자들에게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호주 CA(COUTs Australia) 부의장 아담 코피는 이를 "호주의 농업 부문, 특히 지속 가능한 토지 관리에 앞장서는 생산자들에 대한 근시안적 배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존의 '소고기떼 방법론'을 활용해 95만3000개 이상의 탄소크레딧(ACCU)이 발급되었으며, 이는 100만 톤 이상의 탄소 배출을 상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결정이 농업 토지 소유주들의 탄소 상쇄 프로그램 참여를 장려한다는 목표와 상충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규모 농장과 지역 생산자들이 탄소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소 품종 개량, 목초 품질 개선, 영양 첨가제 개발 등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업계의 투자와 노력이 이번 조치로 인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협회격인 CA(Cattle Australia)는 연방 정부에 "중단 결정을 재검토하고, 농업과 환경 모두에 이로운 탄소 상쇄 방법론을 발전시켜야 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탄소 회계 방법에 대한 검토가 2025년 1월 말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업계는 정부가 보다 협력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탄소 상쇄 시장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보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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