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풍력기업, 주가 폭락…美 투자 물거품 되나
- 美해상풍력 신규 사업 올스톱…산업계, 전기료 폭탄 우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해외기업에 대한 해상풍력 발전 단지의 임대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유럽의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덴마크 최대 해상풍력 기업인 오스테드의 주가는 백악관의 발표 이후에 17% 폭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해상풍력 발전소를 "보기 흉하고 비싸며 야생동물을 해치는 시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언스플래시
사진=언스플래시

 

유럽 풍력기업, 주가 폭락…美 투자 물거품 되나

바이든 정부의 그린에너지 정책을 믿고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유럽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게 됐다. 

오스테드는 미국 사업의 가치 하락으로만 16억9000만달러(약 2조4300억원)의 투자 손실을 기록했다. 포르투갈 EDP레노바베이스(-1.6%)를 시작으로 독일 RWE(-0.5%), 노르웨이 에퀴노르(-2.2%), 덴마크 베스타스(-3%)까지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세계 최대 케이블 업체인 이탈리아의 프리스미안은 미국 내 해상풍력 케이블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취소하는 등 유럽 기업들의 미국 시장 철수가 현실화되고 있다. 프리스미안은 건설 계획을 취소한 후 주가가 1% 하락했다.

덴마크 투자은행인 시드방크의 제이콥 페더슨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오스테드가 보유한 미국 내 해상풍력 임대권이 휴지조각이 됐다"며 "트럼프 정부 아래서는 이 자산을 활용할 길이 막막하다"고 진단했다.

 

美해상풍력 신규 사업 올스톱…산업계, 전기료 폭탄 우려

에너지 전문 컨설팅기업인 리스타드에너지는 트럼프의 임대 중단 조치로 미국 내 신규 해상풍력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미 투자가 확정된 프로젝트들은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확정된 프로젝트의 규모는 2.4GW(기가와트)로 확인된다.

현재 진행 중인 리스타드에너지는 "환경·경제성 검토라는 새로운 검문소가 생겼다"며 "이미 시작된 사업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청정전력협회(ACP)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ACP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한 8개 주의 풍력발전 의존도는 미국 전역에서 상위 10위권에 든다"라며 "해상풍력 제한이 결국 주민들의 전기요금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재생에너지 산업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지지한 대가를 치르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선거자금을 추적하는 오픈시크릿(OpenSecrets)이 산업별로 트럼프에게 얼마의 후원금을 전달했는지를 조사한 결과를 공유했다. 석유가스 산업은 3320만달러(약 476억원)를 후원했다. 재생에너지 산업은 전체 후원금 290만달러(약 42억원) 중 78.7%를 민주당 후보에게 전달하고, 트럼프 대통령 측에는 45만3687달러(약 7억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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