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환경 감사 위원회는 부후 그룹의 회장에 서신을 보내 임원 보너스를 ESG 목표 연계하라는 입장을 밝혔다/부후 
영국의 환경 감사 위원회는 부후 그룹의 회장에 서신을 보내 임원 보너스를 ESG 목표 연계하라는 입장을 밝혔다/부후 

 

기업 임원들의 보너스를 ESG와 연계할 것을 요구하는 외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월 영국 보수당, 노동당 등 16명의 하원의원으로 구성된 영국의 환경 감사 위원회는 영국의 유명패션그룹 '부후(Boohoo)' 회장인 마흐무드 카마니(Mahmud Kamani)에게 서신을 보내, “그룹의 임원 보너스를 지급하는 기준에 근로자의 근무 조건, 환경 성과 등 ESG 내용을 포함하라”고 밝혔다.

지난해 부후 그룹은 자사 공장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밝혀지면서 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영국 공장의 근로자들은 영국 최저 임금인 8.72파운드(13735원)의 절반도 안 되는 시간당 3.50파운드(5513원) 정도의 임금을 받았으며, 코로나 폐쇄 기간 동안에도 계속 근무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사건이 밝혀진 이후 부후 회장은 “앞으로 공급망 내 직원들의 최저임금 준수를 보장하겠다는 계획을 업데이트하고 근로 조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경 감사위원회는 서신을 통해 기업의 공약에 따라 "환경적,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진정한 헌신을 보여달라”고 했으며, "나아가 기업 임원들의 인센티브를 ESG 개선 성과와 연계해 제품의 환경 지속가능성과 근로자의 복지를 높이라"고 요구했다.

현재 회사의 새로운 행동 노동 강령을 준수하지 않은 64개 공급업체들은 위원회의 면밀 조사를 받고 있다. 부후 회장 마흐무드 카마니는 "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패션 산업 근로 개선(Fixing Fashion)'을 위한 조사 이후 이사회에서 임원 보수와 ESG 간의 연계 가능성을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환경 감사 위원회 회장이자 국회의원인 필립 던(Philip Dunne)은 "부후의 급속한 성장으로 영국 의류 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며 “영국 의류 공장의 열악한 임금과 조건을 개선할 뿐 아니라 공급망 투명성 등 다양한 근로 이슈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기 위해 부후 그룹 회장에게 서신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후 그룹은 지난해 제기된 '현대판 노예제' 의혹을 일축하면서 화재 위험, 비좁은 근무환경,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방지 등 근로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열의를 내비쳤다. 그 결과, 근로 준수를 지키지 않는 60개 이상의 공장을 자사 공급망에서 철수시켰으며 이달에는 자사의 티어(Tier) 1 및 2 공급업체를 발표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부후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에 가입하고, 노동 조건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이사를 임명하기도 했다.

서한에서 환경감사위원회는 근로 제도를 준수하지 않는 해당 공장들의 이름을 공개하고, 부후가 "불법적으로 근로자들에게 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협력업체와 어떻게 협상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입장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부후가 세부적인 정보와 입장을 공개하지 않자 위원회는 “(정보 공개는) 부후의 사업 우선순위임에도 불구하고 근로 조건을 지키지 않는 공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부후는 사회적ㆍ환경적 비용을 일으키면서 고도 성장을 해왔음에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행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 정치인은 부후 그룹 공장 근로자들의 사건을 "현대에 들어 영국 역사상 최악의 ESG 스캔들"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한편 스캔들이 터졌을 당시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자산운용사들은 투자 자금을 회수해 부후의 주가는 2% 하락한 3.23파운드(5087원)를 기록했으며, 기업 시장가치도 10억 파운드(1조 5,752억 2000만 원)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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