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CSDDD 대응 강화...미국 기업은 오히려 혼란?
- 충돌하는 법률, 유럽연합 규제의 미래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Banking Committee) 위원인 빌 해거티(Bill Hagerty)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이 미국 기업이 EU의 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 준수 적용을 강요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프로텍트 USA(PROTECT USA)" 법안을 발의했다고 ESG투데이가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해거티 상원의원이 발의한 새로운 법안에 따르면, 농업, 광업, 에너지, 목재, 제조업 등 여러 부문의 미국 기업들이 CSDDD를 포함한 해외 지속가능성 실사 규정의 적용을 강요받지 않도록 하며, 해외 법원의 관련 판결을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한, 해당 규정과 관련하여 기업에 불이익을 가하는 조치를 차단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공화당은 CSDDD가 미국의 경제적 자율성과 주권을 위협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제안된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법과 EU법이 충돌하게 되기 때문에 미국 기업의 ESG 공시 절차가 더욱 복잡해지고 일부 기업은 EU 역내 영업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EU에서 시행한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에 대해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메타 등도 해당 법안 준수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그만큼 EU는 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대해 미국법과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CSDDD를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EU 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해거티가 제안한 법안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CSDDD를 따르거나, 그렇지 않으면 EU 영업을 철수해야 할 여지가 크다. 미국 내에서만 영업하는 기업은 해거티가 제안한 법안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나, 최근 EU에서는 옴니버스 발표와 함께 CSDDD 적용 범위를 직접적인 비즈니스 파트너 레벨로 축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법안이 의도대로 미국 기업을 실효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을지 법안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도 예상된다.
공화당, CSDDD 대응 강화...미국 기업은 오히려 혼란?
해거티 상원의원은 이번 법안 발의에 대해 "미국 기업은 해외의 책임 없는 입법자들이 아니라 미국 법에 의해 통치받아야 한다"며, "유럽연합의 이념적으로 추진되는 과도한 규제 개입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나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 발의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보낸 서한 이후 이어진 조치로, 서한에서는 CSDDD가 미 기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우려하며, 유럽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해당 법안의 무기한 시행 유보를 촉구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CSDDD는 EU 시장에서 영업하는 기업이 공급망 전반에서 인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식별하고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할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으로, 아동 노동과 노예제 등 강제노동부터 오염, 배출, 산림 파괴 및 생태계 훼손까지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해당 법안은 2024년 5월 EU에서 채택되었으며, 현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옴니버스(Omnibus)를 거쳐 시행이 연기되고 적용 범위가 일부 축소될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개정안은 기업이 직접적인 비즈니스 파트너 수준에서만 실사를 수행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충돌하는 법률, 유럽연합 규제의 미래는?
한편 CSDDD가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넘어, EU의 여러 규제와 함께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연합이 제정한 규제법안 중 글로벌 기업들이 영향받을 수 있는 건 CSDDD 외에도 산업에 따라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 산림전용방지규정(EU Deforestation Regulation, EUDR),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 등 여럿 존재한다.
프로텍트 USA 법안이 과연 이러한 모든 규제들로부터 미국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규제의 충돌 속에서 기업들은 어떤 법안을 우선적으로 따라야 하는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무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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