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 후퇴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 소프트웨어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속가능성 전문 매체 환경에너지리더(Environment + Energy Leader)는 23일(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Research and Markets)의 보고서를 인용, 글로벌 지속가능성 및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이 2029년까지 연평균 13.6% 성장해 28억2000만달러(약 4조55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및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 전망 / 리서치앤마켓츠

 

규제 후퇴 속 기술 수요 확대…전략 전환 나선 기업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후 즉각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화석연료 개발 가속화에 나섰다. 연방 토지 내 재생에너지 사업도 전면 중단됐다. 여기에 각 주(州)의 기후 법안과 ESG 정책까지 법무부를 통해 견제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더욱 불확실해졌다.

이처럼 복잡해진 정책 환경에서 기업들은 에너지 사용 데이터 수집, 탄소 회계, 규제 보고를 자동화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을 핵심 대응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형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공급망의 투명성을 높이고, 실시간 탄소 배출량 모니터링을 가능케 하며 ESG 전략 실행력을 강화하고 있다.

리서치앤마켓츠는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가 ESG 성과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며, "ESG 대응이 더 이상 리스크 관리 수준을 넘어 운영 효율성 및 비용 절감 등 사업성과와 직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 전반으로 확산…정부와 대기업이 시장 성장 주도

시장 확대의 또 다른 축은 정부의 인센티브와 대기업 투자다. 영국 정부는 2021년부터 13억7000만달러(약 2조원) 규모의 '넷제로 혁신 포트폴리오(Net Zero Innovation Portfolio)'를 운영하며, 에너지 효율화 기술과 디지털 모니터링 툴 상용화를 장려하고 있다. 프랑스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은 2030년까지 18억달러(약 2조5800억원)를 투입, 저탄소 철강 생산체제 전환에 나서며, 관련 소프트웨어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별로는 석유·가스, 건설, 제조, 제약 등 환경 영향이 큰 업종에서 환경·보건·안전(EH&S) 플랫폼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포춘 500대 기업을 중심으로 인터넷을 통해 사용하는 구독형 소프트웨어인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 탄소 보고 솔루션과 시설 자산 최적화 시스템이 표준화되고 있으며, 맞춤형 설치형 플랫폼 수요도 늘고 있다.

향후 시장은 예측 분석, 시나리오 모델링, 실시간 배출 추적 기능을 통합한 지능형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최적화, 글로벌 공급망 탄소 대시보드, 산업 단지의 규제 대응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기업의 기후 회복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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