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무부(Department of the Interior)가 캐나다 광물개발 기업 앤필드 에너지(Anfield Energy) 벨벳-우드 우라늄·바나듐 광산 프로젝트를 긴급 승인 절차를 통해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타주 산후안 카운티(San Juan County)에 위치한 광산으로, 일반적으로 수년이 걸리는 환경영향평가를 14일 만에 마무리하고 최종 개발 승인을 받은 것이다. 

사진=앤필드 에너지
사진=앤필드 에너지

미 연방정부는 지난 4월 말, 에너지 및 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승인 기간을 최대 28일로 단축하는 긴급 승인 절차를 도입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과 동시에 선포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의 후속 절차다. 

석유, 가스, 석탄, 우라늄, 지열, 바이오연료, 수력발전, 핵심 광물 등을 긴급 승인 대상으로 지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환경영향평가(EIS)는 28일, 간이 환경평가(EA)는 14일 이내에 완료하는 방식이며,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는 이번 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의 전략광물 공급망 강화와 에너지 자원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본격적인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당시 “미국 내 에너지 자원 개발이 미흡하면 글로벌 산업의 취약성을 초래하고, 국가 안보와 번영을 위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그 버검(Doug Burgum) 미 내무부 장관은 “이번 승인은 긴급 승인 절차가 처음 적용된 사례로, 단순한 민간 광산 개발을 넘어 미국 광물 안보 전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해외 광물 의존도를 줄이고 국방, 의료, 에너지 분야에 필요한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라늄 수요 증가 예상되지만 99% 수입해 의존도 ↓

미국은 세계 최대 원전 운영국 중 하나지만, 연료 전환 및 가공 과정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왔다. 우라늄은 원자력 발전, 의료 방사선 치료, 핵잠수함 및 항공모함 연료 등에 쓰이며, 바나듐은 강철 강화와 티타늄 합금 제조에 활용돼 군수 및 항공 산업의 필수 자원으로 꼽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원전 운영사들이 사용한 우라늄의 99%가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수입됐다. 바나듐 역시 절반 이상이 중국,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에서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글로벌 우라늄 수요가 2040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주요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의 공급이 점차 러시아와 중국으로 집중되고 서방으로의 수출 비중이 축소되면서, 미국과 유럽의 에너지 기업들이 우라늄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해 5월 미국 의회는 러시아산 우라늄 제품 수입을 오는 8월부터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성명에서 “이번 금수 조치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대체 수입처 확보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국 공급망 강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벨벳-우드 프로젝트, 미국 전략 광물 안정적 확보 필수

벨벳-우드 프로젝트는 기존 우라늄 광산을 재개발하고, 인근 바나듐 매장지를 추가 개발하는 사업이다. 대부분의 채굴 작업은 미 연방정부 소유 토지 지하에서 이뤄지며, 신규 지표면 훼손은 약 1만2000㎡로 제한된다. 광산 운영이 종료된 이후에는 복구 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광산 프로젝트가 상업화될 경우 미국은 자국 내에서 전략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이번 승인은 미국이 해외 수입에 의존해온 우라늄 정광 확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앤필드 에너지는 미국 내 광산 개발 외에도, 유타주 행크스빌(Hanksville) 남부에 위치한 슈터링캐니언(Shootaring Canyon) 우라늄 정광 전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시설도 재가동될 예정이다. 이 정제시설은 미국에서 인허가를 모두 취득한 3곳뿐인 우라늄 정제공장 중 하나로, 채굴된 광석을 우라늄 농축 원료인 정광 형태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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