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의 희토류 및 자석 수출 규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마로슈 셰프초비치(Maros Sefcovic)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 희토류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BMW도 영향권…“반도체 사태 재현될 수도”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전날인 3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의 회담에서 “유럽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전반적인 산업계에 매우 심각한 교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하며, “희토류와 영구자석은 산업 생산에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사안이 EU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으며, 중국 측에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직접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희토류 자석 공급 차질 가능성에 독일 완성차업계도 대비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Group)는 핵심 부품의 단기 수급 가능성과 비축 여부를 두고 주요 공급사들과 논의를 강화하고 있다. BMW는 공장 가동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일부 부품 공급망은 이미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자동차 산업 전반을 뒤흔든 반도체 공급난과 유사한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희토류 자석은 세탁기부터 자동차, 가전제품 등 사실상 모든 일상 제품에 사용된다”며 “이는 민간 산업 전반에 매우 심대한 교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EU·中 통계도 불일치…“시스템적 해결책 모색 필요”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이번 회담에서 왕원타오 부장이 민간·군사 겸용 제품에 대해 중국의 수출 체계를 설명했으며, 양측은 희토류 관련 무역 통계를 비교했다고 전했다. 그는 “EU와 중국 간 통계 수치가 일치하지 않았고, 유럽기업들이 집행위에 제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국과 수치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조만간 통계가 정리되는 대로 재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관료적 지연이나 불확실성에 시달리지 않도록 시스템 차원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기업들은 중국 상무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허가 절차는 불투명하고 외부 검증이 어려워, 중국 당국이 언제든지 수출을 조절할 수 있는 구조다.
미국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미국 포드(Ford)도 희토류 부품 부족으로 지난달 시카고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마이클 하트(Michael Hart)는 "일부 승인이 이뤄지고 있지만 업계가 기대했던 것보다 확실히 더딘 진행"이라며, "지연의 일부는 중국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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