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탄소제거(CDR)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유럽과 영국이 지질학적 CDR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탄소산업 전문 매체 카본헤럴드는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정경대(LSE) 산하 기후변화·환경 그랜덤연구소(Grantham Research Institute on Climate Change and the Environment)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지질학적 탄소제거 기술 혁신 경쟁: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지질학적 탄소제거 기술 개발 현황을 분석하고, 지역별 경쟁력을 평가했다.

런던정경대(LSR) 그랜던연구소의 보고서 표지 / 이미지 출처 LSE 페이지
런던정경대(LSR) 그랜던연구소의 보고서 표지 / 이미지 출처 LSE 페이지

 

미국, 투자철회 가능성…유럽은 전통 에너지 산업 기반으로 기술 특화

보고서는 지질 기반 저장소에 영구적으로 CO₂를 주입·보관하는 기술을 ‘지질학적 탄소제거’로 정의하며, 대표적으로 BECCS(바이오에너지 포집 저장)와 DACCS(직접공기포집 저장) 기술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인위적으로 포집한 뒤, 지하 암반층 등 안정적인 지질 구조에 장기 저장하는 방식으로, 지속성과 제거량 측면에서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이 기술들에 대해 탄소제거 중에서도 가장 지속가능성이 높고 공급자 수익 기반이 견고해, 정책과 시장 양 측면에서 핵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DR 분야 선도국으로 꼽히는 미국이 현재 연방 차원의 자금 삭감 및 지원 철회 가능성으로 인해, 카본헤럴드는 투자자들이 유럽 등 다른 유망 지역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이 지질학적 CDR 기술에 특화된 혁신역량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적인 석유·가스, 석유화학, 바이오매스 발전 산업을 기반으로 해온 국가들이 해당 기술로의 전환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영국, DAC 특화 기술력·지질 인프라 강점…산업 전략 수립 필요

영국은 특히 DACCS 기술에서 높은 특화도를 보이며, 풍부한 지질 저장 공간, 비교적 저탄소 전력공급망, 석유·가스 산업 기반 등 복합적 강점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영국이 이 같은 조건을 활용해 자국 내 산업 전략을 정교화할 경우, 기술혁신과 공급망 다양화를 통해 국내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질학적 CDR 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마련 ▲석유·가스 등 기존 산업의 기술과 경험을 CDR 기술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안 ▲기술의 성숙 단계에 따른 맞춤형 지원 정책(초기 기술은 정부가 직접 지원하고, 상용화된 기술은 탄소배출권 거래 등 시장 기반 정책으로 뒷받침) ▲국가 탄소감축 전략과의 연계를 주요 과제로 제안했다. 이러한 정책 조합은 각국이 보유한 기술 혁신 역량을 실제 시장 선점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CDR 기술 혁신에 대한 초기 공공투자가 향후 비용절감과 기술 확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하며, CDR 기술이 향후 글로벌 시장 기회로 확대된다면 2030년까지 400억달러(약 56조원), 2050년까지는 3000억달러(약 420조원) 이상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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