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미국의 직접공기포집(DAC·Direct Air Capture)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액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후기술 투자가 65%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 정치 지형 변화와 기업들의 기후공약 후퇴 움직임이 맞물리며, 탄소 제거 핵심 기술로 꼽히는 DAC도 자금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1분기 미국 DAC 스타트업 유치액, 전년 동기 1/3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국 DAC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약 5800만달러(약 834억원)로, 전년 동기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의 라제시 스와미나단 파트너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DAC에 하나씩 투자를 해두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금감면과 DAC 허브 건설 등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작년에는 벤처투자가 4억1500만달러(약 6000억원)까지 늘었으나, 올해 정권 교체로 분위기가 반전된 상태다.
대기 중의 탄소를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은 암석 풍화 촉진 기술부터 해양 탄소 제거까지 다양하다. 이 중 DAC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대기에서 빨아들여 지하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기술 검증과 영구 저장 측면에서는 가장 신뢰도가 높지만, 톤당 1000달러 이상의 높은 비용이 들 수 있다.
탄소 제거 크레딧 시장 분석 및 인증 기관 CDR.fyi에 따르면, DAC를 포함한 탄소제거 기술은 작년 한 해 32만톤 미만의 탄소 제거 크레딧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고가의 DAC 크레딧, 소수 기업에 의존…시장 위축에 취약
블룸버그NEF의 탄소제거 애널리스트 브레나 케이시(Brenna Casey)는 “미국 DAC 산업은 정치 불확실성이라는 암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며 “향후 4년간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은 낙관적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에너지부는 DAC 허브를 관할하는 청정에너지실증국(OCED)의 폐지를 검토 중이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프로젝트들도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민간 수익원도 위협받고 있다. 고가의 DAC 크레딧은 소수 기업 수요에 의존하고 있어 시장 위축에 취약하다. 일반 산림 오프셋이 톤당 10달러 이하인 데 비해, DAC는 평균 톤당 715달러에 거래된다.
콜라보레이티브펀드(Collaborative Fund)의 파트너 소피 바칼라(Sophie Bakalar)는 “정부 보조금과 자발적 탄소시장 둘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DAC 프로젝트의 자금 구조는 훨씬 불안정해진다”고 말했다.
물론 업계에서는 아직 장기 전망이 꺾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탄소제거연합(Carbon Removal Alliance)의 지아나 아마도르(Giana Amador) 대표는 “1분기 수치만으로 산업의 미래를 단정하긴 이르다”며, 캘리포니아의 캡처6(Capture6)가 최근 2750만달러(약 3조8800억원) 투자를 유치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여전히 DAC 기술의 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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