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항공업계에 부과하는 기후요금 체계를 전면 개편하면, 최대 10배 수준의 기후 대응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탄소 감시단체 카본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의 의뢰로 프랑스 컨설팅사 카르본4(Carbone 4)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4일(현지 시각) 발표됐다.
장거리 항공·비이산화탄소 배출 공백 해소 땐 최대 1조1000억유로 확보
보고서는 항공 산업 전반에 탄소 및 비이산화탄소(non-CO₂) 배출까지 포함한 온전한 기후 비용을 부과할 경우, EU가 최대 1조1000억유로(약 1763조원)의 사실상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유럽연합이 2035년까지 충당해야 할 기후 재정 격차(1조3000억달러, 약 2100조원)의 대부분을 메울 수 있는 규모다.
현재 EU ETS는 유럽경제지역(EEA) 내 항공편에만 적용되고 있다. 국제선은 2012년 도입된 ‘시간 정지(Stop the clock)’ 조치에 따라 규제에서 제외돼 있으며, 유럽에서 이착륙하는 장거리 항공편은 여전히 광범위한 면제 대상에 속한다. EEA 내 단거리 노선조차도 내년까지는 전체 배출량의 절반만 규제가 적용된다.
또한 항공사는 질소산화물(NOx), 비행운(contrails), 아산화질소(N₂O) 등 온난화 유발 물질에 대해 배출 감시 의무만 있고, 실제 비용 징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체 기후 영향의 85%가 사실상 무세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개인 제트기의 경우에도 67%가 EU ETS 적용을 받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원은 철도·청정연료 전환에 활용 가능… ETS 개편이 관건
연구진은 온전한 기후 요금 체계가 마련되면 청정 항공 연료(e-케로신) 보급 확대와 함께 유럽 철도망 확충 등 단거리 항공의 대체 수단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카본마켓워치의 항공 정책 전문가 바스티앵 보네 캉탈루브는 “항공산업이 오랫동안 기후 영향에 대한 비용을 회피해온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EU ETS 개정은 항공 산업의 탈탄소화를 유도하고, 기후 정책 재정을 확대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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