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법재판소(CJEU)가 스페인 내 풍력 발전소 건설에 반발한 환경단체들의 소송을 기각했다.
로이터는 1일(현지시각) 이번 판결로 총 30억 유로(약 4조8000억원) 규모의 갈리시아 풍력 프로젝트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공공 협의 절차 위반' 여부다. 환경단체 페톤 두 로보(Petón do Lobo)는 풍력 프로젝트가 승인 과정에서 전문기관의 기술 보고서만 제출됐을 뿐,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생략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유럽사법재판소는 EU 환경영향평가 지침상 별도의 주민 협의 절차는 의무사항이 아니며, 해당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갈리시아 지방정부 환경부의 카르멘 보우소는 “이번 결정은 풍력 프로젝트 승인 절차가 법적 요건을 충실히 이행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정부가 공공 참여에 대한 권리를 충분히 존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갈리시아 고등법원에 계류 중인 유사 소송의 심리도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재개가 예상되는 풍력 프로젝트의 총 발전 용량은 2.5GW, 투자 규모는 30억 유로(약 4조8000억원)에 달한다.
갈리시아 풍력발전, 법원 판결 이후 규모 확대 예정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풍력 발전이 생태계와 생활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수년간 수백 건의 소송을 제기해왔다. 이로 인해 갈리시아 지역의 풍력 프로젝트 대부분은 착공 전부터 중단됐다. 현재까지 92개 프로젝트가 법적 분쟁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중 86개는 아예 공사에 들어가지 못한 채 멈춰선 상태다.
스페인 풍력산업협회(AEE)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갈리시아에 설치된 신규 풍력 용량은 171메가와트(MW)에 그쳤다. 같은 기간 스페인 전체 설치량인 6000MW의 3%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갈리시아에는 총 3920MW 규모의 풍력 발전소가 운영 중이며, 이는 스페인 전체의 약 13%를 차지한다.
이번 판결로 중단된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경우, 갈리시아는 스페인 내 대규모 풍력 지역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AEE 후안 비르힐리오 마르케스 사무총장은 “그동안 프로젝트 지연으로 지역 경제와 일자리, 투자에 큰 손실이 발생했다”며 “법적 틀 안에서 가능한 한 빨리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환경단체 아데가(Adega)는 이번 판결이 주민 참여권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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