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기후 관련 목표 달성을 위한 최신 전환계획(Transition Plan)을 발표했다.

클레이스, HSBC, UBS 등 글로벌 은행들이 올 상반기 지속가능금융 전략을 재검토하거나 목표를 축소·소철회하는 흐름과 달리, 도이체방크는 2030·2050 넷제로 목표와 부문별 감축 목표는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2일(현지시각) 밝혔다.

 

탄소 예산 도입, 경영진 보상과 연계 등 ESG 내부 정책 강화

도이체방크는 2023년 첫 전환계획을 발표했으며,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제시했다.

기업금융과 투자은행에 ‘부문별 탄소예산(Divisional Carbon Budgets)’을 도입하고, 이를 경영진 보상제도와 연계했다. 또한 기후·전환 리스크를 성과 지표, 고객·거래 승인 절차, 포트폴리오 모니터링, 리스크 한도 설정, 보고 체계 등 전사적 위험관리 시스템 전반에도 ESG를 반영했다.

도이체방크 지속가능경영책임자 요르크 아이겐도르프는 “사회적 책임이자 위험관리 차원에서의 필요이자 동시에 비즈니스 기회”라며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이 커지는 가운데, 재무 건전성과 운영을 자연재해와 전환리스크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 측면에서도 감축 성과를 보였다. 2019년 이후 스코프 1·2는 79% 줄였으며, 금융 외 스코프 3 배출은 45% 감소했다. 다만 2024년 한 해에는 스코프 3배출량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사진=도이체방크
사진=도이체방크

이 외에도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 ▲ESG 투자 프레임워크 ▲지속가능 금융상품 프레임워크 ▲환경·사회적 실사 요약 프레임워크를 마련했으며, 인권정책·독일 공급망 실사법 정책 및 2024 현대판 노예제·인신매매 방지 성명 등을 발표하면서 ESG 정책 강화에도 나섰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전환계획은 고객과 대중이 은행의 역할을 예상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이며, 경제 전반이 넷제로로 향하는 과정에서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접근법을 지속적으로 보와해 나가겠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도이체방크, 탄소집약 포트폴리오 탈탄소화 지원

도이체방크는 탄소집약적 활동에 대한 금융 지원을 체계적으로 줄이는 한편, 청정에너지 인프라 개발·확산을 위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8개 고탄소 부문(석유·가스, 발전, 자동차, 철강, 석탄채굴, 시멘트, 해운, 항공)에 대해 2030년, 2050년 기후 목표를 각각 설정했으며 2024년 말 기준 해당 기업대출 포트폴리오의 배출량은 2023년 대비 5% 감소했다. 또한 고배출 고객과의 협업을 통해 탈탄소화를 지원하고, 전환 의지가 없는 고객과는 거래를 재검토해 고배출 자산을 단계적으로 정리할 계획임을 밝혔다.

 

지속가능금융, 2021년 이후 최대 분기 실적 달성

기후전환 전략과 더불어 재무 성과도 크게 개선됐다. 도이체방크의 올 상반기 세전이익은 53억유로(약 8조4800억원)로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지속가능금융 및 ESG 투자 부문에서도 2분기 280억유로(약 44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2020년 이후 누적 4170억유로(약 667조원)에 달한다.

주요 거래 사례로는 호주 최초의 재생에너지 기반 송전망 민관합작투자사업(PPP) 금융 지원이 있다. 올해 2분기 도이체방크는 이 사업에서 대출기관, 주선기관, 헤지 제공자(Hedge Provider)로 참여했으며, 해당 송전망은 매년 200만 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독일 재생에너지 기업 넥스트윈드(NeXtWind)의 14억유로(약 22조4000억원) 규모 부채 조달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도이체방크는 거래 구조를 설계하고 투자자 모집을 이끌었으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번 조달 자금은 독일 내 노후 풍력발전소를 재건·최적화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슬로베니아 정부가 처음으로 발행한 10억유로(약 16조원) 규모의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에도 도이체방크가 주요 주선기관으로 참여했다. 은행은 발행 과정에서 국제 투자자와의 연결 창구 역할을 수행하며, 유럽 신흥국의 지속가능 금융 시장 확대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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