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회계 정보와 달리, ESG 정보의 경우 신뢰성있는 검증 절차가 부족하다는 문제제기가 최근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제회계사연맹(IFAC)은 지난 6월, 지속가능성 검증현황 (The State of Play in Sustainability Assurance)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ESG 정보에 대한 검증 부실이슈를 강조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전세계 주요 기업 1400개 중 91%가 ESG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나, 그중 절반인 약 51% 보고서만이 외부 검증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증의 수준도 문제다. IFAC가 기업 지속가능성보고서 검증 의견을 세부 검토한 결과, 88%가 제한적 수준만의 검증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IFAC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검증 수준이 낮은 이유로 크게 두가지를 들었다.
먼저, IFAC는 ESG정보 공개기준이 획일화 되지 않아 일관성 있는 검증이 쉽지 않음을 지적한다. GRI, SASB, TCFD 등에서 제정한 ESG정보공개 표준의 범위와 각기 다르고, 기업이 임의로 국제표준을 취사선택해 활용하다보니 일관성 있는 검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ESG정보 공개에 대한 발전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제한적인 수준의 검증밖에 이루어질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비판이 커지자, ESG정보공개 표준을 제정하는 기관들 사이에서는 통합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와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는 지난 6월 합병을 발표하며, 포괄적 ESG국제표준을 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GRI,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기후정보공개표준위원회(CDSB)는 서로 협력하여 국제표준간 상충되는 부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기업 5.3%만이 독립 감사기관 검증
"지속가능성 검증기관의 독립성 및 감사 윤리 보장 필요"
또한 IFAC는 "많은 수의 기업 지속가능성 검증이 독립적 감사기관이 아닌 컨설턴트 혹은 기업의 이해관계자를 통해 이루어진다"라고 지적하며 "검증 기관의 독립성, 감사 윤리가 보장되어야만 신뢰도 있는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및 자문 등을 통해 기업의 ESG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컨설팅 업체 등이 지속가능성 검증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IFAC는"감사기관은 검증을 위한 오랜 경험, 노하우,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가 의미 있는 검증으로 이어진다"며 독립적 감사기관의 차별성을 조명했다.
특히 보고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검증 비율은 93.5%로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그 중 5.3% 만이 독립적 감사기관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져 지속가능성 검증의 신뢰도 리스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기업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88%의 검증 수준은 '제한적'"
한편, 美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지난 4월 현 ESG투자에 대한 위험 경고 (Risk Alert) 문서를 발표하며, ESG투자의 지속가능성 검증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ESG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재하고 해당 정보에 대한 일관성 있는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많은 투자사들이 ESG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ESG정보 국제표준 이행을 부풀려 말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투자사들의 ESG 투자 의사결정 과정, 환경ㆍ사회가치 분석, ESG 정보 공개 및 모니터링 부분에서 그린워싱(Greenwashing)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SEC는ESG투자에 대한 지속가능성 검증 절차가 미비한 것에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ESG투자 행위, 절차, 정보 공개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평가 및 검증절차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밝혔다.
IFAC 또한 "지속가능성 검증에 대한 현상이 유지되어선 안된다. ESG정보 공개 및 검증 절차가 한단계 성숙해져야만 한다"면서 관련 기관 및 기업의 행동을 촉구했다. 기업이 재무회계 정보를 공개할 때면, 독립적인 감사기관이 일반회계기준(GAAP)과 국제회계기준(IFRS)이라는 명확한 기준과 엄격한 잣대에 따라 해당정보를 검증하듯, ESG 정보 또한 이처럼 신뢰도 높은 국제적 통용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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