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우 KSSB(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준비위원장은 “ESG 관련 첫 국제 기준은 ‘기후변화’이며, 이후 ‘자연’ 부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23일 조선비즈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밝혔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지난 8월초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를 설치한 바 있다. 이 조직은 ESG 국제 표준작업을 주도하기 위해 설립될 예정인 IIFRS재단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설립에 대응하고 국내 ESG 공시 등을 위한 심의·의결 및 자문기구다.
서 위원장은 한국인 최초로 IFRS(국제회계기준) 재단 산하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을 지낸 바 있다. 서정우 위원장을 필두로 부위원장에는 전규안 숭실대 교수, 강병국 한국거래소 공시부장(ESG 가이던스 총괄), 임승관 KB자산운용 ESG실장, 김광조 SK그룹 부사장이 위원으로, 이웅희 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보고 센터장이 상근위원으로 있다.
IFRS재단은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ISSB 설립을 공식화하고 내년 4분기쯤 첫 ESG 기준을 제정해 공표할 예정이다. KSSB는 ISSB에서 제정되는 ESG 공시 기준이 국내에서 채택, 사용될 때 이를 심의 자문 의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IASB는 주요국 출신 14명으로 구성된다.
서 위원장은 ISSB의 글로벌 동향을 밝혔는데, “내년 하반기까지 기후 변화 관련 기준을 제정해 발표할 예정이며, 기후 기준은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태스크포스)를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기후 다음 주제로는 전 세계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환경 분야의 자연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또 서 위원장은 “ISSB의 기후 공시 기준은 내년 4분기쯤 공표되지만, ISSB가 기준을 제정하더라도 국내에 바로 적용되진 않는다”고 했다. IOSCO(국제증권감독기구) 권고안이나 COP26 등 국제회의의 공동성명서를 고려해 정부가 도입, 이행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KSSB는 이 과정에서 국제 ESG 공시 기준을 번역하고, 금융위 승인을 받아 기업과 투자자에게 배포할 방침이다. 서 위원장은 “빨라도 2024년쯤 국내에 ESG 공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으며, ISSB 등 국제기구의 일정에 따라 2025년 이후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ISSB 기준이 국내 사정에 맞게 도입될지, 아니면 IFRS처럼 전면 도입될지 또한 정부의 검토를 거친다고 했다. 서 위원장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ISSB 기준 또한 전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2025년 국내 ESG공시 의무화 이전까지 국제 표준의 기준이 나오지 않으면 임시방편으로 기존의 다른 기준을 이용할 수도 있다”며 “ISSB 기준이 도입되면 지배구조 단계부터 변화가 요구되므로 기업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계기준원은 9월 중 SASB 기준 중 주요 10개 산업기준서 번역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IFRS재단, 본격적인 힘겨루기 시작
하지만 IFRS에 대한 논의에 대한 도전과 본격적인 힘겨루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당장 지난 8월 프랑스 중앙은행(방크드프랑스)은 "IFRS 재단을 통해 글로벌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을 개발하면, 자국 내에서 IFRS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미국이나 기타 일부 국가한테 부당하게 유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FRS재단은 ISSB 신설에 대한 2차 협의를 최근 마친 상태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EU의 IFRS재단에 대한 기여와 ESG 보고 규칙 제정 과정에서 EU의 주도적인 역할을 고려해, ISSB의 새로운 지배구조에서 유럽연합이 정당한 위치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 또한 "EU의 재무보고 자문그룹 대표가 ISSB 이사회에 자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글로벌임팩트투자운용그룹(Global Steering Group for Impact Investment)은 현행 지배구조 사에서 아프리카가 과소평가돼있다며, 지리적 대표성에 우려를 제기했다.
미국은 회계기준으로 IFRS가 아닌 GAAP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IFRS재단에 대한 출연금이 적은 반면, EU는 훨씬 더 큰 출연금을 낸다는 게 핵심이다. 2011년부터 IFRS 기준을 채택해온 캐나다 정부는 ISSB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공식 제안을 제출했으며, 이 입찰에 캐나다의 수많은 연기금,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전문회계기관까지 후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 기구가 어디에 자리를 잡게 될지는 COP26에서 결정난다.
한편, 블랙록은 최근 중국 증권규제위원회가 IFRS재단의 지속가능성 기준 설정 작업에 관여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은 "2022년 중반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IFRS재단의 빠른 속도로 인해, 지속가능성 기준이 어떻게 개발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당한 절차를 공표하라"며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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