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대표 게임 중 하나인 오버워치.
블리자드의 대표 게임 중 하나인 오버워치.

 

지난 7월, 미국의 유명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사내 성차별과 성희롱으로 캘리포니아 주정부기관에 의해 피소됐다.

2년간 블리자드 성차별을 조사한 캘리포니아 주정부기관 공정고용주택국(DFEH)가 밝힌 블리자드의 사내문화는 충격적이었다. “프랫보이(Frat boy) 직장문화를 조장했다”는 것인데, 프랫보이란 남성성이 강하고 성적으로 문란한 남자 대학생을 뜻한다. 여성 직원 누드사진 유포, 술이 덜깬 채 출근한 후 여성직원에게 업무 떠넘기기, 사내 성희롱, 수유실 여성직원 쫓아내고 회의실 차지하기, 어린이집에 자녀를 데리러 갔다며 비난하기, 성폭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음담패설 하기 등 수많은 종류의 성차별적 사내문화가 등장했다. 보수, 직무배정, 승진, 해고 등 인사 전반에 걸쳐 20%에 불과한 여성직원에 대한 차별이 이뤄졌고, 경영진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블리자드측은 “우리는 직원들에게 공정한 보수를 지급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분노한 직원 300여명은 ‘평등을 위한 파업’이라는 명칭으로 온, 오프라인 파업을 벌였다. 나머지 직원들도 시위 동안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소셜미디어에 ‘#액트블리즈워크아웃(ActBlizzWalkout)’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직원 파업으로 인해 신규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오버워치2’ 신작 발표도 미뤄졌다. 게임 유저들의 불매운동 선언과 계정탈퇴가 이어졌으며, 결국 앨런 브랙 사장은 불명예 퇴진했다. 해당 발표 이후 2주 동안 주가가 무려 13% 하락했다. 

 

"불평등 강화, SNS 공간 확대로 S 영향력 확대될 가능성 커"

국내외를 막론하고 ESG에서 향후 S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강봉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의 강화, SNS공간의 의견 형성 및 확대 용이성 등을 고려할 때 기업의 S(Social) 요소는 매출이나 브랜드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현재의 ESG평가나 경영에서는 E(환경)이 주목되고 있는데, 이는 탄소 중립, 친환경 에너지 등 법규나 제도가 유럽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MSCI 등 ESG 평가기관들은 해수면 상승이나, 지진 등의 자연재해에 대한 예상 및 대응 시스템도 평가한다”고 밝혔다. 친환경 공급망 협력업체 관리, 소비자에 대한 제품 환경성 교육 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에는 달라질 것으로 봤다. 강 연구원은 “경영진의 도덕성 논란이 불매운동이나 기업 브랜드 하락으로 나타난 대한항공, 남양유업 사례뿐 아니라 최근 GS리테일이나 쿠팡처럼 젠더 이슈, 택배근로자 처우 문제가 불매 운동으로 확대될 뻔한 사례가 있다”며 “S 요소, 특히 사회적 소비와 가치 소비 등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이런 흐름은 확대된다. 블리자드뿐 아니라 최근 영국에서는 신규 미디어가 사회적 분열을 조장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GB뉴스가 혐오를 생산하고 자극적인 방송을 송출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시청자들은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광고 기업들에게 해당 채널 광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이케아, 아마존, MS 등은 GB 뉴스에 광고 철회를 발표했다.

강 연구원은 “ESG 경영에서 S 요소에 대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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