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싱크탱크 카본 트래커(Carbon Tracker)의 애널리스트 액설 댈만은 “BHP의 석유 자산 매각이 2050년 탄소중립에 대한 ‘열정’만 있을 뿐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비평했다.
댈만이 지적한 것은 BHP가 매각한 자산은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Woodside Petroleum)이 합병하여 석유 추출과 생산은 계속되고, BHP 주주들이 여전히 합병회사의 주식 48%를 소유한 점, BHP가 매도 자본으로 칼륨 광산을 건설한다는 점이다.
BHP는 지난 17일 호주의 석유・가스 기업인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에 석유 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댈만은 “BHP의 석유 자산 매각이 탄소배출에 영향을 주려면 매수한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이 넷제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들이 넷제로 목표치를 표현하는 방식을 보면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에 가장 약한 표현”이라며 “기후위기에서 승리하는게 이들의 중요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은 판매 상품을 추출하고 생산할 때 나오는 탄소배출량을 자체 프로세스를 통해 줄이겠다고 밝힌바 있다.
델만은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은 상품의 최종 사용 배출량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상품 운송에 사용되는 1배럴의 기름에서, 배출량의 85%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BHP의 주주들이 여전히 새로운 벤처 기업의 주식 48%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 분할이 깨끗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BHP는 같은 날 캐나다 서부 서스캐처원주에 매각 자본 중 57억 달러(6조 6091억 원)를 들여서 거대한 칼륨 광산을 건설하기로 발표했다. 칼륨은 탄소배출이 낮은 비료 원료로 알려져 있다.
BHP의 휴 맥케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구 기온 1.5도 이하 상승 시나리오에서 바이오 연료 생산이 증가하고 산림 조성으로 토지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 칼륨이 승자가 될 것”이라며 “다른 비료들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중 일부는 칼륨에서 발생하지 않고 있고, 특히 온실가스 방출 측면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하지만 델만은 “칼륨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2017년 농토관리 과정에서 총 아산화질소 배출량의 74%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에 있어서 300배 영향력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산화질소는 합성질소 비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합성질소 비료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사용한다.
델만은 “칼륨 광산을 건설하면서 산림벌채, 지역사회붕괴, 수자원에 대한 영향력 때문에 보통은 지역민과 환경 단체가 반대하는데, BHP는 지역주민 반대를 크게 겪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델만은 “BHP가 석유 자산을 처분하고 칼륨 생산 산업으로 선회하는 것은 에너지 전환에 따른 혜택을 받는데 유리하다”며 “탈탄소의 진정한 의미는 석유와 가스를 모두 줄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델만은 "우리는 석유를 사양산업으로 보지만, 가스는 전환연료로 본다"며 "수년 후에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우리가 갈 길이 명확해지면, 가스에 대한 낙관론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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