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는 “기후변화로 더 큰 산업 리스크를 맞을 수 있다”며 엑손모빌, 로열더치쉘, 토탈 등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스크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면서 S&P는 석유와 가스 산업 전반의 위험 평가를 중립(intermediate)에서 중간 높은 수준(moderately high)으로 하향 조정했다.

S&P의 이번 조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 변화를 의제로 내세운 이후 석유와 가스 산업을 중단하는 정책에 서명하고, 친환경 사업을 키우기 위한 복수의 정책 입안자들의 압력을 마주하면서 시행됐다. 석유와 가스 회사들은 주식시장에서도 투자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S&P는 “빨라지는 에너지 전환, 가격 변동성, 수익성 약화로 석유와 가스 생산업체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엑손과 셰브론, 토탈 등 13개 석유·가스 회사에 경고장을 날렸다. S&P의 신용등급은 피치 레이팅, 무디스와 함께 신용 투자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신뢰를 받고 있다. 신용 투자자들은 신용 등급을 참고해 어떻게 자금을 배분할지 결정한다.

지금까지 대출 규모가 성장했음에도 석유사들의 신용등급에는 거의 문제가 없었다. 석유 수요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높은 신용등급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지난해 3월 석유 파동 후 등급이 인하된 엑손모빌을 제외하면 유럽과 미국의 최대 석유회사들은 2016년 원유 대란 이후 신용등급 강등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S&P의 입장이 달라졌다. S&P는 “석유·가스 산업의 경우 에너지 전환에 따른 시장 수축과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2014년 이후 평균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익성, 특히 자본 수익률에 대한 압박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 등급  
  조정 전 조정 후
쉐브론(Chevron Corp) AA/Negative/A-1+ AA/Watch Neg/A-1+*
엑손모빌(Exxon Mobil Corp) AA/Negative/A-1+ AA/Watch Neg/A-1+*
임페리얼 오일(Imperial Oil Ltd) AA/Negative/A-1+ AA/Watch Neg/A-1+*
로얄더치쉘(Royal Dutch Shell PLC) AA-/Negative/A-1+ AA-/Watch Neg/A-1+*
쉘에너지(Shell Energy North America) A+/Watch Neg/--   A+/Negative/--
토탈(TOTAL SE) A+/Watch Neg/A-1 A+/Negative/A-1
중국 석유화학(China Petrochemical Corp) A+/Stable/A-1 A+/Watch Neg/A-1
중국 석유화공(China Petroleum & Chemical Corp) A+/Stable/-- A+/Watch Neg/--
중국 국립해양석유공사(China National Offshore Oil Corp) A+/Stable/-- A+/Watch Neg/--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Ltd) A+/Stable/-- A+/Watch Neg/--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A/Stable/A-1 A/Watch Neg/A-1*
우드사이드(Woodside Petroleum Ltd) BBB+/Negative/-- BBB+/Watch Neg/--
캐나다 천연자원 주식회사(Canadian Natural Resources Ltd) BBB/Stable/A-2 BBB/Watch Neg/A-2*

*는 단기 등급/ S&P는 AAA부터 D까지 22단계로 나눠 평가함.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투자자들은 위험에 대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해 기업의 자본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반면 새로운 사업엔 투자 여력이 없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실제로 2000년 대 초반 석유 산업의 황금기에 석유회사들은 10%가 넘는 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5%를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연간 실적 보고에서도 석유사들의 위험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엑손모빌의 경우 창사 이래 첫 4개 분기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로열더치쉘 또한 연간 조정 수익 48억달러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71% 감소한 수치다. 코노코필립스 또한 27억달러 손실을 봤다. 매출액도 2019년 367억달러에서 절반가까이 감소한 193억달러로 급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