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소렌 스쿠 대표 "그린 프리미엄 부담 가능하다, 친환경 개발 사이즈 업 하자"
빌 게이츠 "현재 프리미엄 비용 너무 비싸서 부담 못한다, 정부 개입으로 낮추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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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에 열린 에코스페리티 위크(Ecosperity Week) 2021 연사로 선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Maersk)의 소렌 스쿠 최고경영자와 빌 게이츠 회장이 ‘그린 프리미엄’의 부담 주체를 두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소렌 스쿠 사장은 "그린 프리미엄을 부담할 고객들이 충분히 있다"며, "해상부문은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깨끗한 연료 사용을 위해 추가 비용을 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쿠는 “나에게 중요한 문제는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 게이츠 회장은 “그린 프리미엄이 매우 낮거나 보조를 받지 않는 이상 중산층 국가가 배제된다”면서 “민간 기술, 정책, 정부 관여를 통해 그린 프리미엄 가격을 확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스쿠와 게이츠는 왜 언급했나?

그린 프리미엄은 빌 게이츠의 최근 저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에서 사용된 개념으로, 온실가스가 덜 배출되는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기 위해 지불하는 추가 비용을 의미한다.  

그린 프리미엄은 예를 들어 친환경 전기차나 메탄 선박 연료,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개발하고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이 비용이 커지면 친환경 기술이 시장에서 보편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형 해운회사 머스크가 그린 프리미엄을 언급한 이유는 탄소배출이 많은 업계 상황과 대응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일 국제해운협회(ICS)는 탄소 중립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분담금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해운협회는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5000톤 이상 선박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따져 1톤당 분담금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머스크사는 2023년 석유 대신 친환경 연료인 메탄올을 사용하는 ‘탄소중립 컨테이너선’ 3척을 투입하고, 2030년부터 모든 선박을 탄소중립 선박으로 발주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빌 게이츠는 저서에서 그린 프리미엄을 언급한데 이어, 지난 3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에게 긴밀한 협력을 원한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그린 프리미엄을 줄이는데 베이조스가 협력해주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빌 게이츠는 “친환경 제품 수요를 높여야 하는 시장 초기 단계에서 너무 높은 그린 프리미엄은 방해가 된다”며 “기업과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자선 자본이 그린 프리미엄을 줄이는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렌 스쿠 “그린 프리미엄 부담할 고객 충분, 규모 키우는게 관건”

스쿠와 게이츠가 연사로 선 에코스페리티 위크는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Temasek)이 주최하는 연례 행사로 사회 각계각층 유명인사가 모여 기후위기를 논한다. 이번 행사의 주요 연사로는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제인 구달 연구소의 제인 구달 박사, DBS 그룹 홀딩스의 피유시 굽타 최고경영자가 있다.  

소렌 스쿠 대표는 “해상 부문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화물을 운송함에 있어서, 청정원료를 사용하는데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소렌 스쿠는 머스크의 거대 고객 200곳 중 절반 이상이 그들의 공급망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과학기반감축목표(SBTi)나 넷제로 목표를 성취했거나 세웠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주요 고객사는 독일 자동차 업체인 BMW, 의류 기업인 H&M,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 & Co.)와  막스 앤 스펜서(Marks & Spencer)가 있다. 

스쿠 대표는 “우리는 아주 작은 기반에서 꽤 잘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 연료 기반의 탄소 중립 운송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컨테이너 운송에 필요한 저탄소 연료에 대한 그린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고객들이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8월에 바이오매스와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생산되는 녹색 메탄올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이는 머스크가 2023년에 첫 탄소중립 선박을 출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그린 프리미엄을 지불할 여력이 있는 기업은 전 사업체의 10~20% 불과한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이지만, 스쿠 대표는 항공과 같은 다른 운송 분야의 고객들도 그린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세계가 탈탄소화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원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국제 항공사 항공료에 50달러를 더 낼 수 있고, 나에게 문제는 규모를 어떻게 확장할지에 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쿠 대표는 “새로운 연료 생산 규모를 확대하려면, 세계 및 지역 규제를 시행하고, 효율성 기준을 높이며, 정부는 관료주의를 줄이고 저탄소 기술에 대한 허가 승인 시간 단축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빌 게이츠 “정부 개입으로 그린 프리미엄 비용 확 줄여야 문제 해결된다”

반면, 빌 게이츠는 소비자, 특히 중산층 국가는 저렴한 대안품보다 탄소를 덜 배출하는 비싼 제품에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린 프리미엄이 매우 낮게 책정되거나, 보조금을 받지 않는 한 중산층 국가는 온실가스 대부분을 부유한 국가들이 배출했다고 계속 말할 것"이라며 "결국 선진국이 이 문제를 다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현재의 녹색 프리미엄(가격)에서는 (선진국들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 게이츠는 “기후 대응은 단기 감축에 너무 집중하고 있는데, 결국 2020년에 무엇을 이루고, 2030년에는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를 말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철, 시멘트, 쇠고기,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는 제트기와 해운산업 선박 생산 등의 어려운 영역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접근 방법에 투자가 덜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빌 게이츠에 따르면 탄소포획 기술과 녹색수소와 같은 혁신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그린 프리미엄을 지불하려면 연간 5조 달러(5920조 원)이상의 글로벌 보조금이 필요하다. 빌 게이츠는 시범 단계 이상으로 프로젝트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 투자와 정부 개입은 비용을 90% 이상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게이츠 회장은 “중산층 국가가 규모에 맞게 친환경 제품, 기술 등을 채택하려면 신기술과 기후 위기를 억제하기 위한 혁신 비용이 크게 절감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간 부문의 기술, 정책, 정부의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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