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기업들이 공급망과 산업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고 있다. 식품, 패션 등 소매산업 뿐 아니라 철강, 해운, 자동차 등 탄소나 화석연료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산업까지 탈탄소화 및 최초 혁신 사례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한국조선해양-머스크, 환경영향 감축하는 메탄올 선박 건조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Mersk)로부터 초대형 메탄올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겠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선박은 1만6000TEU급 규모로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1조 6474억 원에 8척을 수주했다.
이 선박에는 메탄올 연료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 연료에 비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을 80~90% 감축이 가능해 재생가능 연료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높은 생산 단가로 선박 연료로 채택되지 않았으나 주 원료인 천연가스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생산 단가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 외에도 상온 및 일반 대기압에서도 저장과 이송이 가능해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비용 측면뿐 아니라 생분해성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연료에 비해 뛰어난 이점들이 있다.
최근 해운사들은 선박 주 연료로 암모니아, 수소, LNG를 넘어 메탄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국제해사기구(IMG) 환경규제가 점점 강화되면서 LNG 선박만으로는 규제 대응이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하물을 맡기는 고객들 또한 비싼 비용을 기꺼이 부담하는 추세도 한 몫 하고 있다. FT는 "메탄올은 기존 벙커 연료비의 2배이지만, 머크사에 따르면 아마존과 H&M과 같은 고객들이 그린 선적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IMO는 2025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8년 대비 30% 이상, 2050년까지 7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현재 운항 중인 국제항해선박들은 배 안의 탄소집약도지수(CII)를 2019년 대비 매년 1%씩 2023년까지 총 5% 낮춰야 한다.
SSAB-볼보, 최초로 100% 화석연료 없는 철강 생산
스웨덴 철강기업 사브(SSAB)는 세계 최초로 100% 화석연료 없는(fossil-free) 철강을 생산했다. 철강 공정 과정에 화석연료 기반이 아닌 재생수소 원료를 도입한 것이다.
SSAB는 무화석 철강을 생산한 후 볼보 그룹에 처음 납품하기 시작했다. 볼보는 소규모 생산라인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전 생산 계열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SSAB와 볼보는 2040년까지 순제로 가치사슬 목표를 발표해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는 원료를 개발하기로 협력했다. 이들은 자체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들의 환경영향력을 검토해 기후중립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무화석 철강 차량의 생산 및 상용화, 무배출 전기 및 수소 기술, 배터리 혹은 연료 전지 구동 차량 개발 등 환경영향력을 줄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SSAB는 "이번 볼보 납품을 발판으로 무화석 강철을 산업 규모로 확대할 수 있도록 2026년까지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SSAB는 현재 스웨덴 탄소배출량의 10%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스웨덴의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0% 줄여나갈 예정이다.
무화석 철강은 SSAB, 스웨덴 에너지 국영기업 바텐폴(Vattenfall), 그리고 광물 공기업인 LKAB가 2016년에 공동 개발한 것이다. 석탄 대신 100% 무화석 수소를 사용하기 위해 설립한 하이브릿(Hybrit, Hydrogen Breakthrough Ironmaking Technology) 프로젝트로, 두 기업이 프로젝트를 직접 소유∙운영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셀 개발 다각화도
로이터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안전 문제로 글로벌 기업들이 파우치셀을 탈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현지시간)에도 리콜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셀에 결함을 발견해 리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리콜 규모는 약 1조 원으로 사실상 전량 리콜이라 할 수 있다.
GM은 LG 배터리셀의 음극탭 파열, 분리막 접힘 등 두 가지 제조 불량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셀 형태는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 등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사용한 것은 파우치형이다. 이는 다양한 크기로 제조가 가능하고 높은 에너지 밀도 등 여러 장점이 있으나 가연성이 크고 차량 사고 발생 시 충격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초 LG와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 셀을 사용하지 않으며, 토요타는 고체상태의 전해질을 탑재한 배터리 셀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CATL은 자체 개발한 1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지난달 29일 공개하기도 했다. 공급 부족으로 허덕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전 세계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나트륨을 소재로 하기에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에너지 밀도는 kg당 160와트시(Wh) 수준이고, 배터리 80%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분 정도로 빠르다고 CATL은 설명했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은 게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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