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가 “2022년말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고 30일(현지시각) 밝혔다.
넷플렉스는 이날 ‘넷제로 플러스 네이처(Net Zero+Nature): 환경에 대한 우리의 헌신’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자사의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른바 3R(Reduce, Retain, Remove) 전략이다.
1단계는 탄소 배출량 감소다. ‘과학기반 목표이니셔티브(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에 따라 2030년까지 직접배출에 해당하는 스코프1(기업운영상 온실가스배출), 스코프2(기업이 사용하는 전기 등 에너지배출) 탄소배출을 45%까지 줄일 계획이다.
2단계는 탄소를 저장하는 저장고를 잘 보존한다. 2022년부터 넷제로가 되기 위해선 2021년말까지 스코프3(공급망 등 가치사슬 전체의 배출량) 배출을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는 열대림을 비롯해 위험해 처한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3단계는 대기중 탄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2022년 말까지 초원, 맹그로브, 토양 복원 등 탄소를 포획하고 저장하기 위한 자연생태계 재생을 위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탄소발자국은 110만t으로, 이 중 약 50%는 넷플릭스 브랜드의 영화 및 시리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45%는 사무실 임대, 마케팅 지출 등 회사 운영에서 배출됐으며 영상 스트리밍을 위한 아마존 클라우드 및 콘텐츠 네트워크 이용을 통한 배출량은 5%를 차지했다.
넷플릭스는 영국 브리스톨 대학(Bristol University)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넷플릭스 회원들이 영상을 이용하면서 발생한 영상 스트리밍의 시간당 탄소 배출이 100gCO2e이라고 밝혔다. 이는 휘발유 자동차를 400미터 가량 운전한 것과 같은 수치라고 한다. DIMPACT라는 이번 연구결과는 스트리밍 등 인터넷 사용을 발자국을 측정하는 것으로, 조만간 카본 트러스트를 통해 관련 주제에 관한 백서가 나올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비결, 자연기반 해결책(NBS)
넷플릭스는 어떻게 2년 안에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일까. 이번에 넷플릭스가 발표한 방법은 흔히 ‘자연기반 해결책(NBS, Nature-Based Solution)’라고 불린다. 숲, 초원, 맹그로브 등 인류에게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하고 탄소포획도 하는 자연생태계 재생에 초점을 두는 접근법이다. 국립과학아카데미에 따르면, NBS는 2030년까지 2도 시나리오에 필요한 이산화탄소 감소의 37%효과를 낼 수 있으며 이는 비용 효과적이다.
이를 주도한 넷플릭스의 엠마 스튜어트(Emma Stewart) 박사와 연관이 깊다. 엠마 박사는 세계자원연구소(WRI) 이사, 디자인소프트웨어업체 오토데스크 지속가능성 책임자를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넷플릭스의 첫 지속가능성 책임자로 부임했다.
그는 링크드인에 쓴 글을 통해 “NBS는 10년 동안 우리 사회가 탈탄소화 노력을 확대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이라며 “우리는 아직 넷제로에 대한 표준화된 지침이 기업에 존재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우리의 넷제로 방법이 과학적으로 엄격하고 환경적으로 무결성을 충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넷제로 방법은 자발적인 ‘탄소 상쇄(Carbon offset)’ 시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탄소 상쇄란 쉽게 말하면 온실가스 배출기업이 이를 상쇄하기 위해 외부의 온실가스 감축실적(credits)분을 사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북미 최대 대초원 보존에 투자하는 ‘오리건 라이트닝 크리크 랜치(Lightning Creek Ranch) 프로젝트’, 케냐의 건조지대 산림 보호 및 밀렵 방지를 위한 ‘카시가우 회랑 REDD+프로젝트(Kasigau Corridor REDD+Project)’ 등에 직접 투자한다고 밝혔다.
탄소상쇄시장은 기후변화 대응에서 현실론자들과 원칙론자들의 격론이 벌어지는 지점이다. 마크 카니 유엔기후변화특사와 같은 현실론자들은 “탄소상쇄시장을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라고 주장하며, 그린피스 같은 환경단체들은 “탄소상쇄시장을 확대하는 건 기업의 실질적 탄소배출 감축 노력 대신 탄소 크레딧만 구매하는 ‘그린워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한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넷플릭스는 “수십년 동안 탄소상쇄 모범사례가 많이 개발됐으며, 우리는 ‘옥스퍼드대학의 넷제로 정렬 탄소상쇄원칙(혹은 ‘옥스퍼드 오프셋원칙’)’에 따라 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고품질 상쇄권을 사용한다는 말이다. 흔히 유엔 청정개발체제(CDM, Clean-Development Mechanism: 개발도상국 등의 청정개발체제)의 경우, 개발도상국 탄소상쇄권에 관한 투명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엠마 박사는 “기업 자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해 탄소 상쇄 필요성을 최소화하는 게 원칙이고, 탄소상쇄시장을 이용할 땐 검증 가능하고, 제대로 회계 처리가능한 ‘환경 무결성 보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75곳의 경쟁입찰 제안을 이용하며, 베라(Verra),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 등 신뢰할 수 있는 탄소상쇄 표준에 의해 검증 혹은 등록된 크레딧만 구매하고, 전문가 실사를 통해 이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최종적인 리스트는 넷플릭스 지속가능성 자문그룹에서 최종 검토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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