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5000개 대기업 중 약 99%가 자사의 기후 리스크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절반은 아예 기후 위험을 보고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ESG 평가기관 중 하나인 아라베스크(Arabesque)가 조사했다. 이전에는 TCFD 공시를 하는 것만으로도 칭찬받는 분위기였다면, 이제 TCFD 공시도 꼼꼼히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라베스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5000개 이상 대기업 중 1.2%만이 TCFD의 11개 권고안에 대해 모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54%는 TCFD 공시를 아예 하지 않았다. 특히 헬스·기술 서비스 분야 기업의 70% 이상이 TCFD 기준에 따른 정보를 하나도 공개하지 않아 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에 가장 소극적인 업종으로 꼽혔다. 에너지 기업은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라베스크 다니엘 클리어(Daniel Klier) 회장은 "투자자들의 감시를 많이 받는 산업은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TCFD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 세계가 공유하고 있는 기준“이라며 ”기업들은 정보 공개의 질을 높여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유럽연합, 브라질, 홍콩,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 스위스 시장의 규제 당국은 TCFD 기준을 의무 공시에 담고 있다.
지난달 TCF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기후와 관련된 위험과 기회를 어떤 형태로든 공개하는 기업은 절반에 불과하며 평균 공개 수준은 11개 권고안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16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기업들은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시나리오 작성과 리스크 관리에 미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기업의 20%만이 시나리오를 공개했으며, 절반 이하의 기업만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조직의 전반적인 대응 체계를 공개했다.
TCFD의 보고서에서도 아라베스크의 조사와 마찬가지로 건설업종과 에너지 업종에서 TCFD 정보 공개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보험, 농업 및 식품, 은행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유럽의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은 정보를 공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라틴 아메리카가 뒤를 이었다. 반면 ESG 정보공개 규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미국을 포함한 북아메리카에서는 공시율이 20%에 머물렀다.
TCFD 의장 겸 블룸버그 대표인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R. Bloomberg)는 "TCFD 정보 공시의 필요성에 대해 투자자와 규제당국 사이에 명확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IFRS 재단과 함께 ESG 공시 표준 제작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Trend Insight】 골드만삭스, 블랙록도 MSCI처럼 넷제로 정렬 포트폴리오 분석툴 출시
- 삼성, LG, SK의 추정온도 상승치는 몇도일까? MSCI 웹페이지 공개
- TCFD 2021 공시 현황 보고서 발간...공시 기관 늘었으나 갈 길 멀다
- 기업 넷제로 목표와 로드맵 설정...CA100+ 벤치마크와 SBTi 무엇이 다를까
- 카본트래커가 발견한 107개 기업의 재무제표 속 기후변화는?
- SBTi, “기업의 기후대응 목표 넷제로에서 니어제로로 설정하자”
- 스위스, 영국, 태국 등 전 세계 정부들 지속가능금융 규제 도입 가속화
- IFRS재단 본격 힘겨루기 시작, 국내서도 KSSB 준비위원회 만들어져
- 【뉴스 읽기】 게리 겐슬러 미 SEC 위원장 발언 전문, 공급망 포함하는 기후공시 의무화 추진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