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위원회(U.S. congressional committee)가 정유 기업 엑손모바일, 로얄더치셸, 쉐브론, BP 이사진에 대한 청문회를 하겠다고 나섰다. 이 이사진들은 각 기업들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출한 임원들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청문회는 2월 8일(현지시각) 진행된다.
미국 의회 위원회는 이들이 기후 변화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고, ‘그린워싱’처럼 기업의 왜곡된 노력은 없는지 등에 대하여 조사할 예정이다.
불충분한 답변으로 마무리된 지난 화상 청문회
지난해 10월 28일, 미국 의회는 4대 주요 정유사의 CEO들을 초청해 화상 청문회를 진행했다. 기후 변화 방지 대책을 막기 위해 벌인 로비 활동을 비롯해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내지 않은 것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당시 엑손 모바일의 CEO인 대런 우즈를 비롯해 BP 아메리카의 데이비드 라울러(David Lawler), 쉐브론의 마이크 워스(Mike Wirth), 쉘의 그레첸 왓킨스(Gretchen Watkins) 등의 최고 지도자들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의회는 정유사 경영진들이 자체 조사를 통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파악하고도 기후 변화를 일축한 것에 대해 추궁했다. 기업 대표들은 청문회에서 기후 변화가 인류의 위협이 된다는 사실에는 동의했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직ㆍ간접적으로 돈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캐롤린 멜로니(Carolyn Maloney) 위원회 의장의 요청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 11월, 하원 감독개혁위원회는 엑손모빌, 셰브론, BP, 로얄더치셸 등 4대 대형 정유사와 화석 연료 기업들을 대변하는 미국석유협회(API), 미국 상공회의소를 상대로 서류 제출을 강제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더 전문적이고 강력해진 청문회
위원회 의장인 캐롤린 말로니는 1월 2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기후 위기를 심화하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화석 연료 산업에 대한 조사를 이제 막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번 청문회에 각 기업에서 기후 위기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 선출한 이사진들을 소환했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청정에너지원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의 약속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청문회에 참석할 이사진 중에는 행동주의 투자자 ‘엔진 넘버원’이 교체하는데 성공한 알렉산더 카스너(Alexander Karsner)도 포함되어 있다. 카스너는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수석 전략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위원회는 대기 물리학자 수잔 에이브리(Susan Avery)에게도 소환장을 보냈다. 에이브리는 우즈홀 해양 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의 전 소장이자 명예회장 직을 역임하다 2017년 엑슨모빌 이사로 선출됐다.
그밖에 쉐브론의 공공 정책 및 지속 가능성 위원회 의장인 엔리케 에르난데스 주니어(Enrique Hernandez Jr.), BP의 멜로디 메이어(Melody Meyer), 쉘의 제인 홀 러트(Jane Holl Lute)도 소환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서한을 통해 이사회 위원들이 탄소 배출량 감소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원회 패널들은 각각의 회사들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계획을 내놓았지만 이 계획이 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탄소량이 아닌 대부분 내부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을 언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엑손의 대변인인 케이시 노튼(Casey Norton)은 로이터에 “위원회가 요청한 자료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해 총 20만 페이지 이상의 문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로얄더치셸의 대변인인 커티스 스미스(Curtis Smith) 역시 “회사가 아직 서한을 검토 중에 있다”라며 "셸은 2021년 11월에 요청받은 자료를 위원회에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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