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음료 포장재의 25%를 재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바다를 오염시키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 일회용 병을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환경단체인 ‘플라스틱 추방 연대(Break Free From Plastic, BFFP)’의 연례 보고서 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2021년 세계 최악의 플라스틱 오염 기업으로 밝혀졌다. 4년 연속 1위의 기록이다. BFFP는 2016년 플라스틱 오염에 맞서기 위해 2000개 이상의 단체와 1만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라고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단체다.
BFFP는 매년 45개국의 해변을 청소하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는 ‘브랜드 감사(Brand Audit)'을 시행한다. 지난해 진행한 브랜드 감사 결과 총 33만 개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수집되었고, 브랜드를 식별할 수 있는 제품은 58%에 달했다. 그중 약 2만 개의 코카콜라 브랜드 제품이 발견되었다. 2위인 펩시코(PepsiCo Inc)의 8200개, 3위 유니레버(Unilever PLC)의 6000개를 합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숫자다.
소각되는 플라스틱 폐기물도 코카콜라가 가장 많다. 국제개발자선단체 ‘티어펀드(Tearfund)’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 유니레버 등 다국적 기업이 브라질, 나이지리아, 멕시코, 인도, 중국, 필리핀 등에 버리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연간 5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배출한 기업은 코카콜라였으며 4개 기업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460만 톤에 달한다. 이는 영국 도로에서 차량 200만 대가 동시에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것과 같은 양이다.
코카콜라가 이제서 움직이는 이유
코카콜라는 2020년 플라스틱 재사용률이 16%라고 밝힌 바 있다. 8년 후까지 이 비율을 25%로 끌어올리겠다고 한 것이다. 이는 갈수록 강화되는 유럽의 플라스틱 포장재 규제로 인한 압박 때문이다.
최근 유럽위원회는 순환경제 활동계획(CEAP)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음료 포장재 생산 업체들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소비를 대폭 감축하고 100% 재활용 및 재생 가능한 재료로 포장재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음료 업계 분위기가 전환되는 추세다.
지난 1월 17일에는 코카콜라와 펩시코 등 플라스틱 생산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70여 개 글로벌 브랜드들이 UN 환경 회의를 앞두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협약을 마련하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밖에 그린 센추리 캐피털(green century capital), 행동주의 투자자 애즈유소우(As You Sow) 등 여러 단체들은 코카콜라에게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도록 촉구하는 주주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펼쳐졌다.
환경단체는 코카콜라의 재활용 비율 낮다고 지적,
펩시는 2025년 35% 감축 목표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리필 가능한 유리 또는 플리스틱 병으로 판매되는 제품, 디스펜서를 통해 리필되는 탄산음료 브랜드의 제품에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을 늘리겠다고 전했다.
재사용 기준에 대해선 앨런 맥아더 재단의 재사용 가이드라인 을 참조해 재사용 용기를 규정하겠다고 말했다.
앨런 맥아더 재단의 ‘재사용 보고서’ 에서 언급했듯이 코카콜라 사가 전 세계 플라스틱 포장의 20%를 재사용 모델로 전환하면 100억 달러 규모의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코카콜라 사의 포장 및 기후 담당 수석 이사인 벤 조든(Ben Jordan)은 “재사용 가능한 포장은 순환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적게 사용하며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코카콜라는 재사용 가능한 포장 모범 사례를 선도하는 시장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다른 시장이 재사용 가능한 포장의 사용을 늘리는 것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BFFP를 비롯한 그린피스와 같은 환경단체는 이러한 코카콜라의 결정에 대해 환영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린피스는 코카콜라가 제시한 재활용 비율이 낮다고 지적했다. 펩시의 경우 2025년까지 플라스틱 제품의 함량을 35% 줄이도록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그린피스 미국지사의 글로벌 플라스틱 프로젝트 책임자인 그래햄 포브스(Graham Forbes)는 “코카콜라가 제시한 2030년까지의 재활용률을 25%를 50%로 늘리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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