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를 이야기할 때 흔히 이산화탄소(CO₂)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 외에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 등 전체 6가지가 있지만,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가 워낙 크다보니 생긴 현상이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글로벌 국가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메탄이다. 메탄의 급증으로 인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해양대기학회(이하 NOAA)의 과학자들이 최근 2년 연속으로 대기 중의 메탄 증가율을 관찰했는데, 기록적인 증가폭을 보였다고 한다. 환경전문지 그린비즈는 18일(현지시각) 메탄의 솔루션에 관한 최근 이슈를 담았다.
이산화탄소와 마찬가지로 급증하는 메탄
NOAA 분석 결과, 2021년 대기 메탄의 연간 증가량은 10억분의 17ppb로 1983년부터 체계적인 측정을 한 이래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의 증가폭은 15.3ppb였다. ppb(parts per billion)는 10억분율로, ppm(parts per million)의 1000분의 1에 해당한다.
또한 대기 중 메탄 농도는 2021년 평균 1895.7ppb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162% 높았다. NOAA의 관측을 통해 과학자들은 2021년 전 세계 메탄 방출량이 1984-2006년보다 15%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OAA에 의하면, 이산화탄소는 메탄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대기 중에 있지만 메탄은 대기의 열을 가두는 데 약 25배 더 강력하며 기후변화 속도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메탄은 20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80배 더 강력한 지구 온난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도 기후과학자, 정치지도자, 시민사회는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단기적인 온난화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석유와 가스 누출, 폐기물 처리 등 메탄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하지만 메탄 배출을 줄이기 전에 메탄이 어디서 나오는 지 먼저 알아야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CCAC(Climate and Clean Air Coalition)가 2021년 세계의 메탄 발생원을 조사한 결과, 메탄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은 가축(32%), 석유와 가스(23%), 매립지와 폐수(20%), 석탄(12%), 쌀농사(8%), 기타(5%) 등이었다. 전 세계가 배출하는 메탄은 연간 4억톤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메탄 탐지에는 인공위성이 많이 쓰인다
메탄을 탐지하는 방법 중에서 많이 쓰이는 것이 인공위성이다. 최근 프랑스와 미국의 공동 연구 결과,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던 거대한 메탄 방출원이 발견되었다. 이곳은 석유와 가스의 메탄 방출량의 8-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텍사스와 뉴멕시코에 걸쳐있는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에서 비영리단체인 카본 매퍼(Carbon Mapper)가 수집한 데이터를 보면 파이프라인, 유정, 압축 및 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누출되는 메탄을 방지하면 연간 10만 톤의 메탄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인공위성 이외에도 스탠포드 대학과 캘거리 대학이 참여하는 RMI연구소와 그린비즈의 학술 파트너들은 석유와 가스 공급망에서 나오는 메탄의 배출량을 추정하기 위한 오픈소스 모델을 개발했다. 메탄 배출을 줄이는 전략을 설계하고 정책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러시아 가스를 대체하려는 EU는 독일이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하면 단기적으로 메탄 배출을 40%가까이 줄일 수 있다.
석유와 가스 다음으로 메탄을 많이 방출하는 곳은 매립지와 폐수가 포함된 폐기물이다. 전체 메탄 배출의 20%를 차지한다. 각국 정부는 오랫동안 폐기물에서 내뿜는 메탄을 간과해왔는데 실제 배출량은 규제 당국이 추정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다고 한다.
비영리 환경단체인 카본 매퍼는 내년에 위성 두 개를 발사해서 폐기물과 메탄을 탐지할 예정이다. 이 단체는 또한 북미에서부터 항공기를 띄워 폐기물에서 나오는 메탄을 탐지하고 분석하고 있다.
폐기물의 메탄 방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이 매립지에 도달하기 전과 매립지에서의 완화 방법을 결합한 통합적인 폐기물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폐수 역시 유시한 노력이 필요하다. 메탄을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 측정해서 계량화한 다음 메탄을 규제하며 배출량에 가격도 매길 수 있다.
글래스고 COP26에서 글로벌 메탄 서약 체결
이러한 메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난해 글로벌 메탄 서약이 COP26에서 체결되기도 했다. 100개 이상의 국가들이 2030년까지 매년 8기가 톤 이상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는 전 세계 운송에서 배출되는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주요 재단들과 자선단체들은 국가들과 산업체들이 여러 공급원에서 나오는 메탄 방출량을 극적으로 줄이도록 3억2500만 달러(4114억원) 이상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산화탄소 감축은 장기적인 기후 위협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반면, 메탄을 줄이는 것은 10년 안에 기후를 이롭게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효과를 빨리 볼 수 있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