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해 LNG 수입을 중단한 불똥이 이곳저곳으로 튀고 있다.
우선, 미국의 LNG 기업은 때아닌 호재를 만났다. 지난 2일(현지시각), 넥스트 데케이드(NextDecade)는 프랑스 에너지사 엔지(Engie)와 LNG 판매 및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가 밝혔다.
2년 전, 엔지사는 넥스트 데케이드와의 70억달러(8조원) 규모의 LNG 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프랑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의 압력과 미국 가스 산업에 대한 반발 때문에 계약이 불발된 것이다. 당시 지구의 친구들은 “직접 탄소 배출량을 85% 줄이고 수입 천연가스를 재생가능한 가스로 대체하겠다는 엔지의 목표와 맞지 않다”며 LNG 장기 구매 계약을 거절할 것을 프랑스 정부에 촉구했다.
하지만 엔지는 이 계획을 뒤집고 향후 15년 동안 연간 175만톤의 LNG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유럽이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없애기로 한 정책 때문이고, 또하나는 넥스트 데케이드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줄인 '녹색자격증을 갖춘 LNG'를 판매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넥스트 데케이드는 텍사스주에 있는 리오 그란데 LNG 수출 시설 부터 연간 175만 톤의 LNG를 엔지사에 공급 판매할 예정이다. 넥스트 데케이드 회장 겸 CEO인 매트 샤츠만은 "엔지사와의 계약 체결은 우리가 LNG 산업의 최고 수준을 증명하는 동시에, 안전한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구매기업이 기후변화 이니셔티브를 충족시킬 수 있게 한다"라고 말했다.
넥스트 데케이드는 "탄소 포획 및 전기를 이용해 저탄소 LNG를 생산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90% 이상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엔지사는 LNG 장기 구매 계약을 하기로 합의한 2주 만에 주가가 최대 큰 폭인 11% 상승했다.
러시아 LNG로부터 탈출하려는 글로벌 수요로 인해, 미국 LNG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NG 장기 구매 계약이 최근 더욱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미국은 유럽 국가에 LNG 공급을 2030년까지 연간 1조8000억 세제곱피트까지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나아가 "미국 LNG 업체들은 유럽 수출을 위해 메탄 배출을 추적 및 감축할 뿐 아니라 친환경 공급망임을 증명하려고 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넥스트 데케이드는 자사의 시설에 탄소 포획 기술과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LNG 터미널에서 발생되는 대부분의 배출량을 감축하기로 약속했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EU도 규제 논의 중
한편, 중국의 독립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3일(현지시각) 밝혔다.
중국 산둥에 본사를 둔 한 독립정유사의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의 제재로 인해 정밀 조사를 받지 않기 위해 러시아 석유 공급업체와의 거래를 공개적으로 보고한 적이 없다"면서 "러시아산 원유 구매분을 국영석유거래소로부터 인수받았다"고 밝혔다.
EU와 미국 등 많은 서방 국가에서는 러시아산 원유와 LNG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사이, 중국이 미분양 원유 등을 값싼 가격에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고, EU 또한 규제를 논의중이다. 15일부터는 EU와 스위스에 본사를 둔 상품 거래업자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러시아산 원유를 팔 수 없게 된다.
FT는 "이러한 구매는 결국 일부 수입업자들이 값싼 러시아 원유에 접근하기 위해 전통 노선을 어떻게 우회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고 밝혔다. 런던에 상장된 선박중개회사인 브레이마르 해운서비스의 헨리 커라 글로벌연구소장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서 러시아산 원유가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심할 여지없이 보고 있다"고 FT에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