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전기차 충전기 확충 문제도 시급해졌다.
지속가능전문 미디어 그린비즈는 15일(현지시각) 미국의 주정부와 시가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8가지 방법에 대해서 보도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승용차 판매의 50%를 탄소 무배출 차량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뉴욕과 같은 일부 주에서는 2035년까지 100% 신형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22년 1분기 전기차 등록이 1년 전에 비해 60% 증가하는 등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 충전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국에는 현재 전국에 약 6000개의 급속 충전소와 약 4만 개의 레벨2(240V로 두 배 빠른 급속) 충전소가 있다. 이 정도로는 미국의 목표와 증가하는 소비자 수요를 지원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 2035년까지 100% 전기차 판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충전 인프라에 약 400억 달러(52조7872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초당적 인프라법을 만들어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연방정부 차원에서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이 투자에는 50억달러(약 6조5984억원) 규모의 전국 전기자동차인프라스트럭처(이하 NEVI)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고속도로를 따라 전국적인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5년간 각 주에 할당된 공식 자금이다.
미 전역에 4만6000개의 충전소, 부족한 실정
초당적 인프라법 만들어 연방정부차원에서 대규모 투자
그린비즈가 제안하는 여덟 가지 방법은 충전기 확충이 시급한 국내에도 시사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정부기관끼리 협업하라.
전기차 충전기 확충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협조,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의 조율이 필요하다. 그린비즈는 "초당적 인프라법의 통과에 따라, 주정부의 교통부(DOTs)는 충전 인프라의 전국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주요 자금도 관리한다"라며 "하지만, 많은 주에서 대부분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프로그램은 주정부의 에너지 혹은 환경부에서 실행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통부와 에너지 및 환경부가 서로 간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해야 시너지가 난다는 의미다.
2. 충전 인프라 설치에 대한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그린비즈는 "주정부와 지방정부는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는 데 있어 행정상의 규제들을 제거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급속 충전소 설치에는 허가심사 및 검사 프로세스의 표준화, 온라인 허가 신청 프로세스, 신속한 처리 제공, 최소 주차요건 수정, 유틸리티 개발 및 사용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도시는 새로운 개발사업에 전기차 충전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펴야한다고 그린비즈는 덧붙였다. 2021년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는 상업용 및 다목적 신축 공사 및 주요 리모델링 건축에 주차 공간의 2% 가량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고, 전체 주차공간의 10-20%를 전기차를 배려하도록 하고 있다.
또 올랜도는 35곳에 미국장애인접근법(ADA)에 따라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공간을 설치했는데, 이러한 공간 설계에 대한 연방 교통부(DOT) 표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시설 설치가 지연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3. 기술 도구와 모델링을 사용해야 한다.
모델링 프레임워크 및 기타 기술 도구는 주정부 및 도시가 충전 인프라 구축 전략을 계획하고, 주요 충전 위치의 우선순위를 지정하고, 재무 분석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립 재생에너지 연구소의 전기차 인프라 모델링에는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충전기의 수와 유형을 식별하고, 효율적인 충전소 위치를 찾고, 충전 부하가 그리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방법을 평가하는 도구가 포함되어 있다.
4. 각 지역 커뮤니티 주도로, 공평하게 계획되어야 한다.
미국의 NEVI프로그램은 각 주정부가 보다 공평한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공공의 홍보와 참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즉, 충전 인프라 계획에는 농촌과 소외된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반영되어야 하며, 국가는 지역 사회 기반 조직, 환경 정의 및 환경 보호 단체와 협의해야 한다.
이로써 공공참여 지역사회 조직은 지역 상황을 이해하고, 주정부 및 도시 공무원들이 지역사회에서 계획을 결정하고 동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에게 적용한다면 전기차 충전소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지역사회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지역사회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 공청회를 개최한다든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서 계획을 세우거나 수정할 수 있다.
5. 교통 시스템이 부족한 지역사회에서는 새로운 충전 인프라를 우선시한다.
현재 미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공평하게 분포되어 있지 않다. 시골, 저소득층, 유색인종 커뮤니티 및 다가구 주택 거주자는 공공 충전 인프라인에 접근할 수 없다.
미국 50대 도시의 전기차 충전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 흑인 및 라틴계 커뮤니티는 백인 거주 지역에 비해 충전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볼티모어, 애틀랜타, 보스턴, 워싱턴 D.C.에서는 충전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흑인의 비율이 도시의 나머지 지역보다 최소 20% 낮았다.
시골 운전자들은 도시 운전자들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긴 거리를 운전하고 연료 효율이 낮은 차량을 운행한다. 그 결과, 전기차에 대한 연료 및 비용 절감, 배출량 감소 가능성은 농촌 지역이 도시보다 더 높다. 때문에 교통 시스템이 부족한 농촌 지역사회일수록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6. 복수의 연방 자금원을 활용한다.
미국의 초당적 인프라법은 주정부가 관리하는 여러 추가 연방기금 프로그램에 따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가 적절한지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 정부는 5년간 700억 달러 이상을 주에 할당하는 STBG(Surface Transportation Block Grant) 프로그램 자금을 통해 자동차, 트럭, 버스를 위한 충전 인프라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또다른 연방 프로그램으로는 주 탄소감축 프로그램, 미 고속도로 성능 개선 프로그램, 대기품질 개선 프로그램,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을 위한 미국 인프라 재건 프로그램 등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자금의 가용성은 주마다 다를 수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다른 프로젝트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아는 게 필요하다.
이 경우 다른 대중 교통과 자전거 등의 저탄소 교통수단에 대한 투자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 때문에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해야한다.
7. 공적 자금으로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접근하기 쉬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연방 고속도로청은 NEVI 프로그램과 기타 연방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자금을 지원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해 최소한의 표준과 요건을 발표했다. 제안된 표준에는 스테이션 설치, 운영 및 유지보수,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상호운용성, 전기차 표시, 데이터 접근성, 네트워크 연결성, 가격, 스테이션 가용성 및 접근성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다.
주정부 당국은 특히 시골 지역사회와 현재 충전 기반시설의 사용이 낮은 기타 위치에서 초기에 운영 지원이 필요할 수 있는 곳을 고려해야 한다.
8. 지역 연계를 통해 전국 충전망을 구축한다.
운전자는 주 및 도시 경계를 넘어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교통 인프라 구축은 일관성 있고 효율적인 운전 경험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별로 조정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