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카본의 홈페이지. 나무를 사려면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홈페이지
리빙 카본의 홈페이지. 나무를 사려면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홈페이지

탄소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다. 클라임웍스(Climeworks)처럼 직접 대기 중의 탄소를 포집하는 기업도 있다. 이러한 엔지니어링된 솔루션은 비싸고 복잡한 기계를 사용하여 대기 중에 있는 탄소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땅에 다시 주입한다.

하지만 훨씬 더 오랫동안 존재해온 탄소를 포집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식물의 광합성이다. 하지만 나무는 심고난 후 자라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만약 더 빨리 자라고 탄소도 더 많이 흡수하는 나무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더 빨리 자라고 탄소도 더 많이 흡수하는 나무를 합성 생명공학으로 만들어내는 스타트업 '리빙 카본(Living Carbon)'이 바로 그런 사례다. 

리빙 카본은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헤이워드(Hayward)에 매디 홀(Maddie Hall)과 패트릭 멜러(Patrick Mellor)가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올 2월까지 투자자로부터 1500만 달러(약200억원)을 조달한 상태다. 

 

나무가 더 빨리 자라고 바이오매스 53%, 탄소 포집 27% 향상

리빙 카본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광합성 증강 유전 형질이 탄소 포집과 나무 저장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입증하는 백서를 발표했다. 나무의 천연 솔루션을 강화하여 탄소 포집률 개선에 성공한 리빙 카본은 광합성 강화 나무가 더 빠른 성장률과 53% 더 많은 바이오매스의 축적을 통해, 27%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통해 발표된 이러한 획기적인 연구 결과는 나무에서 처음으로 단기간에 더 많은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리빙 카본은 광합성을 강화한 나무를 심고 지속적인 분자 및 생리학적 분석을 제공하기 위해 오리건 주립 대학교(OSU)와 다년간 연구개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오리건 주립대 교수인 스티브 스트라우스(Steve Strauss)는 “리빙 카본과 긴밀히 협력해, 광합성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이 새로운 어프로치를 현장에서 테스트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현장에서 성공한다면 심어진 나무에서 탄소 흡수 및 저장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리빙 카본에는 최고의 아이디어와 테크놀로지를 업무에 도입하기 위해 교수진 및 학생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훌륭한 과학자 그룹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 나무의 광호흡을 줄이는 것은 나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인 탄소 저장에 영향을 미칠까?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당으로 바꾸면, 독성 부산물이 형성되고, 식물은 그러한 부산물을 분해하기 위해 광호흡이라고 불리는 과정을 사용한다. 문제는 광흡입이 식물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결국 사용 가능한 탄소의 4분의 3 정도만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오랫동안 광합성을 시도해왔다. 

리빙 카본 팀은 포플러 나무의 광합성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들은 호박과 녹조로부터 포플러들이 낮은 광호흡률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를 선택했고 그 유전자들을 나무의 DNA에 삽입했다. 

그들은 또한 뿌리와 줄기가 더 많은 금속을 흡수할 수 있게 하는 특성을 추가했는데, 이것은 나무를 더 오래 지속하게 하고 탄소를 오래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이는 중금속이 고농축되어 있는 이상적이지 않은 토양에서 나무가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스타트업은 폐광지와 같은 채광되지 않은 땅에 나무를 심기 위해 민간 토지 소유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나무 재배법은 나무의 수명이 매우 길기 때문에 나무가 꽃을 피우고 번식하려면 보통 10년 이상이 걸렸다. 또 재배하더라도 품종을 개량해도 개량되는 정도가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타오 부사장에 의하면 생산성이 1% 향상되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고 한다.

물론 온실에서의 실험이기는 하지만 리빙 카본은 기존 재배법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50% 이상의 바이오매스 증가를 보였다.

리빙 카본의 공동설립자이자 CEO인 매디 홀/홈페이지
리빙 카본의 공동설립자이자 CEO인 매디 홀/홈페이지

공동 설립자인 매디 홀 CEO는 그린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리빙 카본이 포플러 나무의 묘목에서 시작해 씨앗을 유전적으로 변형시킨다"고 설명했다.

분화되지 않은 식물세포, 즉 줄기세포의 식물버전부터 시작해서 헬륨, 금 입자와 진공의 조합을 사용하는 입자폭격이라고 불리는 과정을 거친다. 또, CRISPR(유전자 편집에 자주 사용되는 기술)을 사용해 유전자 편집을 실시한다. 

리빙 카본은 몇 개의 세포에서 싹이 트는 나무까지 모종을 재배하고, 일정한 높이로 자라나면, 특별히 설계된 LED 조명이 있는 특실에 나무를 수용하고 있다. 나무가 자라면서 토양에서 고농축 니켈을 축적하고 땅에 옮겨 심어지면 대기에서 보통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한다고 한다.

타오 부사장은 리빙 카본이 포플러 나무를 선택한 이유로 기존의 기술로 다루기 쉽고 과학계에서 이미 잘 알려진 나무이기 때문에 포플러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올 6월부터 심은 나무를 통해 탄소 크레딧도 판매 가능해져

그린비즈에 의하면 지난 6월 리빙 카본은 AMC(advance market commitment)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로 선정된 6개 기업 중 하나로 발표돼 대기에서 분리된 탄소로 만들어진 탄소 크레딧을 심은 나무를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 새로운 자금으로, 리빙 카본은 계속해서 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공동설립자 매디 홀은 리빙카본이 "홈디포(Home Depot)에 있다면 나무를 심는 것은 한 사람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규모로 작업하는 것"이라며 대규모 임팩트를 만들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리빙 카본은 오리건주 중부에 광합성을 강화한 468그루의 나무를 심었는데, 오리건 주립대학과 함께 실시한 현장 실험의 일부다. 이 스타트업은 나무가 장기간에 걸쳐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또한 다양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고 있다. 매디 홀에 따르면, 미국 내 약 3500에이커(약428만평)의 사유지에 약간 다른 기술을 사용하여 만든 포플러를 심기로 합의했으며, 첫 번째 재배는 2022년 말에 시작될 예정이다.

CEO인 매디 홀은 “지금은 대규모 탄소 제거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의 목표는 약 1300만 에이커(약159억평)의 땅을 사용하여 205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의 2%를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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