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영국 요크셔 등 일부 지역에서 가뭄으로 인해 전력이 중단됐다. /YorkShire Water
이번 달 영국 요크셔 등 일부 지역에서 가뭄으로 인해 전력이 중단됐다. /YorkShire Water

기후 위기에 따라 전 세계 수자원 위기도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유럽을 강타한 가뭄으로 인해 영국은 하수를 재처리해 식수로 공급하는 방안이 나왔고, 중국 쓰촨성에선 해갈 대책으로 비를 뿌리는 드론을 배치했다. 

영국 환경청장인 제임스 베번(James Bevan)은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 물 회사, 그리고 일반인들이 취해야 할 사항을 선데이타임즈의 글을 통해 지난 28일(현지시각) 밝혔다. 베번 청장은 “하수를 재처리해 안전하고 건강한 식수로 바꾸는 방안이 해결책 중 하나”라며 하지만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베번 청장은 물에 대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베번 청장은 지적한다. 베번 청장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강, 호수 또는 대수층에서 왔다”며 “우리가 더 많이 가져갈수록, 원천을 고갈시키고 자연과 야생 생물에게 부담을 준다”고 밝혔다. 

이번 여름에는 영국 대규모 지역에 가뭄이 선포됐다. 이에 수도 회사인 요크셔 워터(Yorkshire Water)는 지난 26일(현지시각) 지역 저수지와 강의 공급난으로 인해 잉글랜드와 웨일스 남부 5개의 수도 회사와 함께 호스 파이프 사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영국 생태 및 수문학 센터(UK Centre of Ecology and Hydrology)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부와 동부 지역 대부분은 폭염과 강수량 부족을 겪었다. 농업 종사자들은 건조한 토양이 주요 작물 재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번 청장도 정부의 정책 마련과 함께 국가적 차원의 실천을 요구했다. 베번 청장은 “물을 귀중한 자원으로 여겨야 한다”며 “차를 청소하거나 잔디에 물을 주는 데 식수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중국 정부 , 가뭄 해소를 위해 드론 투입

중국 정부는 이번 달 가뭄 피해를 본 10개 지역에 항공기 드론을 통한 인공 강우를 시도했다. 인공 강우는 중국 쓰촨성과 충칭시, 안후이성, 장쑤성, 후베이성 등 중남부 지역에서 시행됐다. 쓰촨성은 가뭄으로 전력난이 일면서 지난 15일부터 25일까지 공단에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쓰촨성은 반도체와 태양전지판 산업의 요충지다. 반도체 공단의 생산이 멈추면서 애플, 테슬라,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이 연달아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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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 직후 쓰촨성에는 폭우가 내렸다. 한 달간의 폭염과 가뭄 직후 내린 비로 쓰촨성 전력 공급은 정상화됐지만, 일부 지역에선 수해가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 지난 27일 오후부터 시작된 폭우로 약 36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약 4만 6000여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급변하는 기후, 가뭄·폭우 대비 하수 처리 시스템 점검해야

가뭄만이 문제가 아니다. 폭우로 인한 하수 처리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된다. 영국 일부 지역에선 폭우로 하수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실제로 폐수가 해안선에 도달, 사람들이 몰리는 휴양지인 서섹스(Sussex)와 데본(Devon)의 해변이 폐쇄됐다. 

영국 보건당국은 하수 배출 문제가 심각해 정부와 수도 기업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배설물이 포함된 물에서 수영하면 호흡기, 피부의 감염과 위장병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하수가 바다로 유입되면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해 해양 먹이 사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장 흔한 하수 유출의 원인은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처리 이후 배수구를 통해 지역 하천으로 하수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의 하수 처리는 가정과 기업, 지표면의 물을 하나의 파이프로 모아 처리하는 방식이다. 한편 강한 비가 내리게 되면,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강으로 그대로 방출된다. 

변화하는 기후는 강수량 패턴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번 달에도 극심한 가뭄은 며칠 사이 폭우로 급변했다. 환경 단체인 서퍼스어게인스트슈이지(Surfers Against Sewage)의 책임자인 휴고 태그홀름(Hugo Tagholm)은 “지난 몇 주간 수도 회사는 물 부족에서 갑자기 폭우에 대처해야 했다”며 “현재 수도 회사는 온화한 날씨에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에선 하수 처리 시스템 개선 논의가 시작됐다. 영국 정부는 하수 배출을 제로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

영국 정부가 의뢰한 보고서에 따르면 폐수와 빗물 시스템을 분리해 처리하는 데에 약 3500억 파운드(약 551조원)에서 6000억파운드(약 945조원)가 필요하다. 연간 가계비를 569파운드(약 88만원) ~ 999파운드(약 157만원) 인상해야 충당되는 수치다.

다른 대책도 논의되고 있지만, 비용 문제는 여전하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바너비 돕슨(Barnaby Dobson) 연구원은 “아주 적은 비용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국이 기후 변화에 맞선 수자원 보호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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