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빈도와 규모를 더하는 이상기후 현상이 지구를 휩쓸고 있다. 특히 유럽은 가뭄 피해가 심각하다. 최근, 세계 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가뭄과 같은 2차 위험이 상당한 금전적 피해를 낳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 해외 미디어에 따르면, 독일의 라인강과 영국의 템스강 등의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중국의 양쯔강과 미국의 콜로라도강도 말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가뭄은 에너지 위기와 산업의 제품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 메이저 셸은 18일(현지시각)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자 독일 공장에서 석유화학제품 생산량 감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중국 양쯔강. 전 세계의 강이 가뭄으로 마르면서, 각국에서는 산업 생산량 및 운송 감소, 지역 갈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픽사베이

 

독일 라인강, 수운량 및 정유 생산량 감소

독일연방수문학연구소(BFG)는 19일(현지시각) 라인강 중상류의 수위가 32㎝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수위가 81cm였던 것과 비교해서 절반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독일 라인강은 스위스 알프스산맥에서 독일 산업 중심지를 거쳐 북해로 흐르는 수운의 주요 경로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인강에서 수운이 가능하려면 최소 수위가 40cm는 돼야 한다. 로이터는 독일 철강기업 티센크루프가 바지선으로 운반할 수 있는 철강의 수가 30~40%에 불과하며, 이런 상황은 독일 전체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라인강의 화물 요금도 지난 6월 기준 톤당 20유로(약 2만6000원)에서 110유로(약 14만7000원)로 인상된 바 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라인강 상류에 생산시설이 있는 기업들이 지불할 비용이 늘고, 생산량 감소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각) 석유메이저인 셸이 이메일 성명을 통해 “라인강 수위가 낮아져서 라인강 유역에 위치한 공장의 생산량을 줄였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셸은 연간 1700만톤, 하루에 34만 5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에서 얼마나 축소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템스강, 정원 물주기 등 물 사용 제한

영국은 템스강이 말랐다. 해외 미디어 CNBC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7월 온도계가 40℃를 가리키면서 템스강 수원이 최초로 4km 하류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에 물을 공급하는 최대 상하수도 기업 템즈워터는 1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이 전례 없는 기후 조건으로 다음 주부터 물 사용 금지 조치가 실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 사용 금지령은 이달 24일부터 적용된다.

CNBC는 템즈워터가 런던에서 자동차 청소, 정원이나 부지에 물주기, 물놀이와 수영장에 물 채우기, 호스로 창문 청소 등의 행동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 밖에서는 이미 물 제한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에서 영국 남동부의 햄프셔 지역에서 호스 사용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정원에 물주기는 호스가 아닌 물통에 물을 받아서 주는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이런 조치를 어겼을 시에는 최대 1000파운드(약 157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중국 양쯔강,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차질

중국은 양쯔강이 마르면서, 에너지 믹스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수력 발전량에 제동이 걸렸다. 양쯔강 상류에 위치한 쓰촨성에 생산공장을 둔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가 부족해서 생산을 줄이고 있다.

일본 투자은행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분석가 데니스 입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역의 제조 공장 운영이 중단되면 태양광 패널 생산에 사용되는 전기 자동차 배터리용 리튬 화합물과 폴리실리콘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극한 날씨는 이미 경제와 산업 생산에 많은 차질을 빚었으며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설치 비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7월 경제 데이터와 에너지 제약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여, 중국의 2022년 GDP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로 낮춘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험 분석 기업인 에버스트림 애널리틱스는 “중국 부품 제조업체의 가동 중단은 최근 코로나19 관련 조치보다 공급망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높아진 기온이 8월 말까지 유지되고, 공장 폐쇄가 연장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콜로라도강, 물 사용량 제한에 불공정성 지적

미국 콜로라도강은 미국 서부의 주를 거쳐 멕시코까지 이어져 있다. 콜로라도강은 1935년에 완공된 미국 최대 저수지인 후버댐과 연결되어 있다.     

미국 내무부는 16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콜로라도강 유역에 영향을 미치는 가뭄 위기는 극심한 더위와 낮은 강수량을 포함한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내무부는 “콜로라도강 유역은 23년 동안 가뭄에 시달렸으며, 2년 연속으로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여 저수지 수위가 상당히 낮아졌다”고 전했다.

타냐 트루히요 내무부 물⋅과학 차관보는 “모든 주는 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책임이 있으며 콜로라도강이 붕괴하고 이에 따라 발생할 갈등을 피하려면 강 유역의 물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성명에 따르면, 애리조나주는 1월부터 사용하는 물의 21%를 줄이고, 네바다주는 8%를 줄여야 한다. 

애리조나 수자원부는 같은 날  내무부의 물 사용량 제한 성명에 반박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애리조나 수자원부

톰 부샤스케 애리조나 수자원부 국장은 16일(현지시각) 긴급 성명을 냈다. 그는 성명에서 “애리조나가 물 사용에 있어서 과도한 감축 부담을 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내무부가 제시한 양을 콜로라도강 유역의 물 사용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고 장기적이고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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