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SK이노베이션, 한전 평가도 나왔다
클라이밋 액션 100+(CA100+)가 지난 30일(현지시각) 두 번째 ‘넷제로 기업 벤치마크’ 결과를 발표했다. 첫 벤치마크는 지난해 3월 발표됐다.
CA100+는 넷제로를 약속한 포커스 기업 수는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온실가스 배출 중간 목표 및 설비 투자 전략의 공시 등 주요 지표에서는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포커스 기업 166곳 중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화학 기업인 아람코를 포함한 8곳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중국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 SAIC 모터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2년 연속으로 하위 카테고리에 포함됐다.
CA100+의 투자자들은 연말에 발표될 제3차 벤치마크 결과 전에, 모든 포커스 기업이 기후 변화에 대한 야망을 강화하도록 촉구했다. 포커스 기업이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넷제로에 관련한 추가 공시나 약속을 하면, 제3차 벤치마크 결과에 반영된다.
CA100+, 넷제로 목표 약속 늘었으나, 선언에 그쳐…
CA100+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기후 거버넌스, 기후 관련 재무 공시에서 일부 개선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벤치마크에 따르면, 포커스 기업의 69%가 최장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포커스 기업의 90%는 이사회 수준의 기후변화 감독기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커스 기업의 89%는 TCFD 원칙을 지지하거나, 기후 시나리오를 채택해서 TCFD 권고사항을 충족했다.
CA100+는 넷제로 선언 기업이 증가했음에도, 대다수 기업이 1.5°C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중간 및 장기 목표가 없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평가에 따르면, 포커스 기업의 17%만 1.5°C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중간 목표를 설정했으며, 정량화된 탈탄소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커스 기업의 42%가 스코프3와 모든 온실가스 종류를 포함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포커스 기업의 5%만 설비 투자 전략을 자사의 넷제로 계획에 부합하도록 조정한 점도 지적됐다. 5%에 해당한 기업으로는 바이엘(Bayer), 에넬(Enel), 에니(Eni), 글렌코어(Glencore), 하이델베르크시멘트(HeidelbergCement), 리오틴토(Rio Tinto), RWE, 유니레버(Unilever) , WEC에너지그룹(WEC Energy Group) 등이다.
CA100+는 카본트래커 이니셔티브(CTI)의 기후 회계 및 감사 평가를 벤치마크에 도입했는데, 어떤 기업도 재무제표를 넷제로 목표를 고려해서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 2년 연속 하위권…국내 기업 세 곳 성적표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CA100+의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0개 평가 항목에서 어떠한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다. CA100+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버크셔 해서웨이를 포함한 북미 포커스 기업에 TCFD 권고안에 부합하는 기후보고서 공시를 제안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버크셔 이사회는 이 제안에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 변화 리스크는 버크셔의 개별 고객사가 적절하게 관리하고 공시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기후 리스크를 공시하라는 요구를 일관되게 거부해왔다. 이번 답변도 지난해 5월 버크셔의 주주인 블랙록과 갈등에서 워런 버핏이 답한 내용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총에서 워런 버핏을 제외한 57%의 주주들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사업모델이 저탄소 경제와 어떻게 호환될 수 있을지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블랙록은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 2명의 재선임에 반대했는데, 이는 “회사의 거버넌스 관행과 기후행동 계획 및 공개에 대한 부족함이 우려스럽다”라는 이유 때문에서다.
버크셔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에도 환경 데이터를 전혀 공시하지 않아서, 2021 CDP 평가에서 쉐브론과 엑손모빌 같은 석유화학 기업과 함께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국내 기업은 포스코, SK이노베이션, 한국전력이 벤치마크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는 10개 평가항목 중에 2050년 넷제로 선언, 온실가스 감축 장기 목표(2036~2050년), 탈탄소화 전략은 모든 기준을 충족(Yes)했다. 중기 목표(2026~2035년), 기후 거버넌스,TCFD 공시는 일부 기준을 충족(Partial)했으며, 단기 목표(2025년), 넷제로 목표와 재무제표의 일관성(Capital Alignment), 파리협정의 기후목표 지지활동(기후정책참여)는 어떠한 기준도 만족(No)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넷제로 선언, 장ㆍ중ㆍ단기 목표, 기후정책참여, 기후 거버넌스, TCFD 공시까지 7개 항목을 부분적으로 충족(Partial)했다. 탈탄소화 전략과 재무제표 일관성은 해당사항 없음(No)으로 평가 받았다.
한국전력은 넷제로 목표만 모든 기준을 충족(Yes)했다. 중ㆍ장기목표, 기후정책참여, 기후 거버넌스, TCFD 공시는 부분적으로 충족(Partial)했다. 단기 목표와 탈탄소화 전략, 재무제표의 일관성은 어떠한 기준도 만족(No)하지 못했다.
투자사, 넷제로 목표 달성과 기후공시 위해 주주행동 강화할 것
CA100+가 벤치마크 결과를 발표하자, 참여 투자사들은 기업들에 기후 변화에 대한 야망과 행동을 강화하도록 촉구했다.
CA100+의장인 스테파니 마이어(Stephanie Maier) GAM 인베스트먼트의 지속가능성 및 임팩트 투자 대표는 “넷제로 기업 벤치마크는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 기업들이 1.5℃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데 진전이 없음을 보여준다”며 “IPCC의 최신 보고서가 기후 변화에 대한 사회와 경제의 과제를 명확히 설명한 만큼, 이 부문의 투자자 주도의 주주결의가 급격히 늘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파니 파이퍼(Stephanie Pfeifer) 기후변화연구소(IIGCC) CEO 겸 CA100+ 부의장은 “투자자들은 포커스 기업에 넷제로 이행 계획의 세부사항을 신뢰성 있게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이 설정한 목표를 이루도록 주주행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를 비롯한 투자사 8곳과 데이터 및 연구 기관 5곳도 기업의 기후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 주주행동을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CA100+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자 참여 이니셔티브다. 투자자 700곳이 참여하며 이들이 운용중인 자산만 68조 달러(8경2500조원) 이상이다. CA100+는 투자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지난 1월 해외 미디어 RI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명단을 정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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