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에 세상이 확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COP26(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 이후 1년 사이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됐고, 에너지와 식량, 공급망 안보 등이 핵심 정치적 어젠다가 됐다. 

이제 50일이면 열리게 되는 제27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이하 COP27)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만 못하다. 하지만 해외 미디어에서는 곧 열릴 COP27 논의 테이블에 오를 유엔 기후변화 협상에 대한 논의들이 조금씩 소개되고 있다.  

COP27은 다가올 11월, 이집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COP 27 홈페이지
COP27은 다가올 11월, 이집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COP 27 홈페이지

 

1년 만의 COP… COP27의 주요 의제는?

COP27은 오는 11월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1년만에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담이며, 지난 6월 독일 본에서 열린 UN기후회의 이후 5개월 만의 기후회의이다. 

지난 COP26에서는 ‘석탄 발전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감축’을 합의한 글래스고 조약이 타결됐다. 2030년 선진국을 시작으로 2040년까지 개발도상국 등 전 세계가 '석탄을 퇴출한다'는 초기의 목표에 비해서는 후퇴한 목표이다. 글래스고 조약에는 메탄 배출량 감축, 삼림벌채 중단, 해외 화석연료에 대한 자금조달 등의 약속이 포함되었고, 제6조 탄소시장 합의 등이 이뤄졌다. 

또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손실을 배상하기 위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000억달러(약 129조3000억원)의 지원금을 내기로 합의했으나 아직 제대로 이행되지는 않았다. 본에서 열린 UN기후회의에서도 ‘기후 금융’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나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지 못했다.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 26에서 미국과 영국은 기후변화에 관해서는 협력하기로 선언했지만, 중국과 미국의 실무그룹은 중단됐고, 양자회의도 취소됐다. 

이번 COP 27에서도 개도국에 대한 재정 지원 논의가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개발도상국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배출량 감소 혹은 적응을 위한 투자를 강요받으며 이에 따라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COP 26에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이 이 부문에 대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주최국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Abdul Fatah al-Sisi) 대통령은 "자금 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해결책을 찾아냄으로써 손실과 피해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으로 인한 식량 및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후 금융에 관한 협의가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개도국에 기후금융을 제공하는 것은 현재의 금융위기, 채무 문제 및 금리 상승으로 인해 새로운 사고방식, 최신 전략 및 정책을 필요로 한다”라며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 모두는 공약이 확인되고 강화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 부담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돈 문제'는 점점 국제적인 논의테이블에서 첨예하게 맞붙을 전망이다. 

 

“공약에서 이행으로”…"모두를 위한 이행"

한편,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이집트가 화석연료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장려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업데이트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도 제출했다. 2030년까지 BAU(현재 상태로 비즈니스를 유지할 경우) 대비 33%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2035년까지 전력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42%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도 있다. 이 계획의 예상비용은 2460억달러에 달한다. 이집트는 이 비용을 양허성 차관, 보조금 등 국제금융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이행'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협상과 계획에서 실행으로 옮겨가는 것”을 비전으로 했다. 또한 “포괄적이고 시의적절한 계획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전했다. 

라니아 알 마샤트(Rania Al Mashat) 이집트 국제협력장관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COP가 공약에서 이행으로 옮겨가는 것을 원한다. 공약과 이행의 간격을 줄이기 위한 실용적인 정책과 실천이 무엇인지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개도국들의 재정적 여유는 매우 부실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민간투자 유치를 통한 금융 리스크 감소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정부가 개인 금융투자자에게 보증을 제공하거나 공동투자를 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기존 COP와 달리 이번 COP는 단일 협상 결과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본 브리프와의 인터뷰에서 COP 협상가 조나단 퍼싱(Jonathan Pershing)은 "COP는 더 이상 지구촌이 동의하는 것만의 기능이 아니라, 함께 협력하는 지구촌이 어떻게 국익과 국가적 의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기능을 할 것”라고 전했다. 

이집트의 재무장관인 모하메드 마이트(Mohamed Maait)는 “우리는 함께 앉아 해결책을 생각해 낼 필요가 있다. 기후 변화의 위험은 한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 전했다. 

마이트 장관은 “주요 선진국들은 석유와 가스 사용을 줄이려는 개발도상국에 충분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이 ‘처벌받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며 친환경적이 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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